네이밍 트렌드 (이중 의미의 활용 2 – 육)

네이밍 트렌드 (이중 의미의 활용 2 – 육)

By on 2019-04-22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지난 칼럼에서 ‘봄’을 이중의미로 사용하는 사례를 살펴보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brandcontest/221518774451

이번 시간에는 ‘육’을 대상으로 검토해 볼까 합니다.
(검토 범위 : 식육 & 식당업 한정 / 등록 여부 판단하지 않음 / 디자인된 상표만 일부 추출함)

고기

한글 ‘육’은 크게 다음과 같은 4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 肉 – 고기
* 六 – 6
* 育 – 교육
* 陸 – 땅, 육지

위의 4가지 의미 중 식육 & 식당 등에서 상당히 선호하는 육은 ‘肉 혹은 六’입니다. 둘 다 기초한자이기에 국민 다수가 이해하고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가) 육은 ‘肉’이다.

고기 1

육존, 육본가, 육짱, 육풍 등등 다수의 네임이 ‘肉’을 지향합니다. ‘육사부’처럼 Dual Meaning 혹은 패러디 스타일로 보이는 네임도 있군요.(군사부일체) 네임에 대한 해석은 보는 분마다 달리하기에… 그러한 해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나) 육은 ‘6’이다.

고기 4

식당 혹은 식육 브랜드 중 ‘肉’을 ‘6’으로 환치시킨 사례는 상당히 많습니다. 많이 알려진 브랜드 중 ‘강호동의 육칠팔’이 떠오르네요. 그 외에도 구구단을 사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육육삼육) 육월육일의 톡톡 튀는 Creative가 눈에 띄네요.

육구이, 육팔구, 육사오 등등 ‘고기를 굽거나 팔거나, 사 주세요’ 하는 숫자 브랜드가 지향하는 의미가 직설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위 스타일의 장점입니다.

다) 육은 ‘Sexy’이다.

고기 2

‘肉’은 사실 섹시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성격의 단어입니다. ‘心’이 아니라 ‘肉’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육’과 관련한 섹시한 말들이 많이 있습니다.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기가 다소 부담스러울 뿐.

당장 ‘육뽕’이 있군요. 다른 의미가 막 나타날 듯 합니다. ‘썸을 타다’의 ‘육썸’… ‘육덕진’은 어떠세요? ‘육감’은 ‘육체가 느끼는 감각’을 이야기할 때 사용되는 단어입니다. ‘상당히 육감적이다’ 라는 표현이 있지요.

라) 육은 속되다.

고기 3

위의 사례 모두에 해당되지는 않지만, ‘육’은 약간의 비속어 감각도 가진 단어입니다. 위의 예시는 속된 표현으로 고객의 주목을 끌고자 하는 네임으로 분류한 사례입니다.

‘6갑하는 고기청년’은 어떤 느낌이 드세요? ‘육갑’은 남이 하는 언동을  비속하게 이르는 말이지요. 욕심쟁이를 패러디한 육심쟁이, ‘육등신’에서 ‘등신’이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지난 칼럼에서 네임이 브랜드화되면 의미도 변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위의 상표를 출원하신 분들이 비속적으로 ‘육’을 사용하기 위해서 출원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고객의 주목을 끌고 그로 인한 매출 상승을 도모하고자 노력한 결과일 것입니다.

브랜드화되면 ‘네임’이 가진 원래의 의미보다 브랜드 이미지와 결합된 다른 의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 육은 ‘직급’이다.

고기 6

패러디 스타일 중 직급 혹은 직업과 관련된 네임을 모아본 것입니다.
특허청 데이터베이스 내에서 (식육 및 식당업에 한함) ‘육’과 관련하여 가장 높으신 분은 ‘육황상제’입니다. 육통령보다는 더 높아 보이네요.

‘육미남’이나 ‘육마담’이 운영하는 식당도 있습니다. 어느 곳에 가고 싶으세요?

바) 육은 ‘패러디’이다.

고기 5

‘육기통’은 실린더가 여섯 개인 내연 기관입니다. (다른 의미가 떠오르는 것은 생략) 대동여지도(대동육지도), 쌍화점(육화점), 구첩반상(육첩반상) 등의 사례는 기존 단어를 패러디한 스타일로 보입니다.

‘육탄전, 육의전’ 등은 원래의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이를 식당, 식육과 연계시키면 다른 의미로 해석될 소지가 높아지지요.

이러한 스타일은 언어 유희적으로 네이밍을 한 결과입니다. 고객들의 미소를 짓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지요. 물론 호기심도 더하구요.

사) 육은 ‘지명’이다.

고기 7

지명과 연결시킨 ‘육’ 브랜드는 많지 않군요. 한라산 백록담은 연상케 하는 ‘육록담’이 눈에 띄네요. 제주에 있다면… 놀러 갔을 때 들러보고 싶습니다^^ 삼국지를 연상케 하는 ‘삼육지’, 경상도 지역에 자리했던 가야의 명성을 연상케 하는 ‘육가야’도 돋보이는 패러디 네임입니다.

아) 또 다른 제품 – ‘육회’도 있다.

고기 8

유달리 육회와 관련된 출원상표들이 많습니다. 그 중 몇몇 언어유희적인 네임도 발견되는군요.
‘육회이탈, 육회전, 육회원칙’ 등등을 그러한 사례로 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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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네이밍 트렌드는 ‘트렌드가 없다’는 말로 요약할 수가 있습니다. 산업이 분화되고 각 분야가 융합이 거세지면서 그러한 트렌드가 네이밍 분야에도 밀려오고 있습니다. 그러한 패턴을 분석하여 다양한 의견을 함께 하는 것은 참 좋은데… 항상 시간이 부족하군요.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상표등록’입니다. 제품 수명주기가 나노급으로 짧아졌다고 하더라도… 브랜드 수명주기까지 그렇게 짧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신제품 출시하듯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다가는 ‘망’하기 딱 좋지요.

B2C, B2B 가릴 것 없이 ‘브랜딩’은 장기전을 도모하는 분야입니다. 그 첫 단추를 꿰는 ‘네이밍’ – 소홀히 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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