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트렌드1 : 슬로건에 기대기

네이밍 트렌드1 : 슬로건에 기대기

By on 2017-05-05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발음하기 용이하고 기억하기 좋아야 한다!

네이밍을 이야기할 때 첫 번째로 듣게 되는 말입니다. 좋은 네임의 필수조건이지요. 그런데 상표로 등록 가능하면서 그러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네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일정 수준의 교육, 연습 이후에는 대부분의 일반인도 발음하기 좋은 네임은 잘 만듭니다. 이슈는 그 다음에 발생하지요.

‘기억용이성’이란 개념은 굉장히 추상적이고 주관적입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산업 영역마다 다르고, 제품의 특성과도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간결해야 기억용이성이 높아진다는 분도 있고, 굉장히 어려워야 오히려 기억용이성이 높아진다는 분도 있습니다.

대다수 브랜드는 2~5음절도 구성됩니다.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연상하게 하려면 쉬운 키워드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면 너무 밋밋한 느낌을 주어 잔상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쪽 귀로 들어와서 다른 쪽 귀로 나가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지요. 이와 반대로 너무 어려워지면 아애 외면하는 경우도 생겨납니다.

그러다 보니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던 슬로건과의 연결성을 극도로 높이는 네임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1 운땡

위의 브랜드를 보시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저는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떤 제품, 서비스인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운땡’은 ‘운땡’ 그 자체로만 표현되는 경우가 흔치 않습니다.

2 운땡

운땡은 스포츠O2O 매칭 서비스입니다. 온오프라인을 연결하여 운땡 회원이면 전국 가입된 헬스클럽 모두에서 운동이 가능한 사업모델이지요. 그 이미지를 2~4음절 이내의 네임으로 표현하기 어려웠기에 슬로건 병기를 통하여 해결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운동이 땡길 때’라는 슬로건이 ‘운땡’의 이미지를 바로 세워주고 있습니다. 발음 강한 네임과 슬로건 조합이 잘 어울린 사례라 하겠습니다.

3 똑닥

‘똑닥’은 시계 돌아가는 소리가 아닙니다. 똑똑하게 병원을 찾자 아니 Doctor를 찾자… 그래서 ‘똑닥’입니다. 이 브랜드는 ‘병원을 바로 찾고 바로 예약한 다음에 상담까지 한 번에 똑닥!’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4 똑닥

똑닥의 슬로건은 ‘열려라 병원’입니다. 네임과 완전히 Matching되는 슬로건은 아니지만, 연결성은 우수하지요. ‘닥’은 Doctor입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그렇게 연상하면서 ‘똑닥’을 기억하지 않을까요. 의미 형성을 돕는 슬로건의 역할이 매우 큰 사례입니다.

5 모스킨

모스킨은 수원에 있는 한의원입니다. 탈모치료 전문병원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머리카락이 심볼처럼 나타나 있지요.

6 모스킨

나타난 것처럼 ‘모발도 피부다’가 슬로건입니다. ‘모스킨’이 지향하는 방향에 대한 이해도를 확 올라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살짝 아쉬운 점은 ‘모발도 스킨이다’로 전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점입니다. 피부와 스킨은 같은 말이지만, 뉘앙스는 살짝 다르지요. 네임이 가진 이미지를 형상화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피부’보다 ‘스킨’이란 용어가 더 적합해 보입니다.

슬로건에 기대면 기댈수록…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그러한 방향으로 네이밍을 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다수의 축약형 브랜드나 용어 – 두타(두산 타워), 공수신(공무원 수학의 신), 국대(국가대표)도 이 유형과 근접한 스타일입니다. 슬로건 역할을 Full Name이 하고 있다고 보면 되지요.

슬로건과 네임이 일치할수록 커뮤니케이션 효과는 높아질 것입니다. 꽤 오랫동안 사용된 ‘잇몸튼튼’ 슬로건은 ‘이가탄’의 인지도 강화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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