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트렌드2 : 고함지르기

네이밍 트렌드2 : 고함지르기

By on 2017-05-06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존재 자체만으로도 주변을 밝히는 톱스타와 달리 필자는 개성적으로 생기지도 않았고 배도 나온 데다가 눈도 흐리멍텅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변의 시선을 끄는 재주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울리다 보면 나름의 장점도 있다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도 듣곤 합니다. 사람이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만약에 브랜드가 그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 사는 세상과 브랜드가 사는 세상의 결정적 차이점은 ‘精’의 유무입니다. 브랜드의 세계는 비정하고 떠나면 아무도 뒤돌아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의 운명은 조용히 사라지는 것입니다. 반전을 기대하면 안됩니다. 떠날 때도 ‘조용’하니… 더욱 슬픈 일이지요.

그래서 고함을 지르는 네임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나- 여기 있다! 나- 살아있다! 하면서 소비자의 눈길을 끌려고 합니다. 인간세상에서 그런 행동을 한다면 눈살을 찌푸리는 분들이 많겠지만, 브랜드의 세상에서는 히트를 칠 수도 있는 방법입니다.

7 서울우유

서울우유의 ‘나100%’는 보조 브랜드로 볼 수도 있고, 슬로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분류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패키지에 나타나 있다시피 ‘나 100%’라고 소리치고 있지요. 관련 제품에서 원유100% 아닌 제품이 어디 있을까? 가우뚱거려지지만 적어도 위 패키지를 보는 순간 남들은 100%가 아닐 것이라는 착각마저 줍니다.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이런 경우에 해당될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경우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성적, 합리적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브랜드의 세계에서는 목소리 큰 브랜드가 분명 이깁니다. ‘인지도’가 브랜드파워 형성의 중요 기준이 되기에… 고함소리가 높을수록 브랜드파워도 높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8 야나두

야나두는 ‘야!나도’를 변형한 네임으로 보입니다. 영어회화 이미지는 나타나지 않지요. 사실 ‘야나두’를 길게 해석하면 ‘야~ 나도 영어해’의 의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너도나도 영어공부하자는 것을 줄인 말이라고 하면 어폐가 있을까요?

9 야나두

야나두 홈페이지를 보면 상당히 전투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니포우포’라는 용어도 등장하는군요. 니가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도 포기하지 않는다!를 줄여서 4자성어처럼 활용하였습니다. 이 역시 고함을 지르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영어회화와는 무관한 듯한 야나두, 니포우포 등과 같은 네임을 사용하여 관심을 유도하는 방법이 독특해 보이지 않나요? 이와 유사한 사례를 하나만 더 들어보겠습니다.

10 남자의 청춘

위의 브랜드를 보면 무엇이 연상되나요?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아니면, 보양식을 파는 식당? 아닙니다. ‘남자의 청춘’은 일본 가정식 튀김전문점입니다.

11 남자의청춘

‘남자의 청춘’은 라면, 우동, 고로케에 더하여 각종 튀김 종류와 떡볶이, 순대 등도 파는 분식형태의 프랜차이즈입니다. ‘새로움을 만난 당신, 지금이 청춘이다’가 슬로건이지요.

사실 ‘일본가정식 튀김전문점’ 이미지와 ‘남자의 청춘’이 잘 Matching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주목도를 높이고자 하는 목적이 네임의 가장 큰 존재이유로 보입니다. 따라서 ‘남자의 청춘’도 고함지르기의 일종으로 생각됩니다.

브랜드가 소리치도록 만드는 것은 목소리 큰 브랜드가 이기는 세상을 잘 알고 있는 분들의 작품으로 보입니다. 제품 혹은 서비스의 특성과 무관해도 상관없습니다. 주목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무엇이기에 이렇게 시끄러워? 하는 반응만 받아도 성공하는 시대이기에… 가능한 방향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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