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 마케팅’에 대하여

‘데이 마케팅’에 대하여

By on 2015-02-13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본 칼럼은 지난 2011년 2월에 작성된 것입니다. 일부 내용의 오류가 있겠지만, 유효한 내용도 있어서 홈 페이지에 다시 올려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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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달마다 14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OO데이’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른 바 ‘써틴데이’입니다. 대표적인 2월 14일의 발렌타인 데이, 그 뒤를 이은 3월 14일의 화이트 데이 … 블랙 데이, 로즈 데이, 키스 데이…

그럼 1월 14일은? 다이어리 데이입니다. 그 날은 연인끼리 1년 동안 쓸 다이어리를 선물해야 하는 날입니다. 물론, 여기에 더하여 꽃바구니까지 선물하면 금상첨화가 됩니다. 안 하면? 기념일을 잊은 것이니, 토라질 연인이 있을 법도 합니다.

2000년 이후 우후죽순처럼 돋아나기 시작한 데이 마케팅은 10여년이 흐른 지금, 브랜드 데이로 거듭거듭 진화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기념일 마케팅’은 기업 입장에서는 특별히 손해 볼 것이 없는 데다가 제대로만 전개된다면 탁월한 판촉효과를 거둘 수 있는 있기에 외식, 농산물, 제과, 제빵 등 일반 소비용품을 넘어 속옷, 카드 등으로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몇 ‘OO데이’는 겹치기도 하고 어떤 ‘OO데이’는 지나친 상술로 그 속이 뻔해 보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에 데이 마케팅 혹은 브랜드 데이의 현황이 어떠하며, 그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데이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대해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데이 마케팅1

‘데이 마케팅’의 정의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데이 마케팅’은 ‘특정한 날을 기념하여 그 날에 걸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 촉진을 유도하는 마케팅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대표적인 데이 마케팅은 2월 14일의 발렌타인 데이와 이에 따르는 3월 14일의 화이트 데이이다. 자생적으로 탄생하여 브랜드 판촉에 큰 영향을 끼친 11월 11일의 ‘빼빼로 데이’도 성공 사례라 할 수 있다. 다소의 거부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3월 3일의 삼겹살 데이도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향해 질주 중이다.

특정 브랜드 혹은 제품에서 시작된 데이 마케팅도 시장의 인지율이 높아지면 업계 전체의 참여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빼빼로 데이에는 빼빼로 뿐 아니라 온갖 유사한 제품들이 진열대에 올라선다.

파주에서 출발한 ‘삼겹살 데이’는 더 이상 파주농협만의 축제가 아니다. ‘브라 데이(11월 8일)’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초 출발은 엠코르셋 (브랜드 : 르페) 이었으나 이제는 업계 전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 혹은 제품과 관련된 특별한 날을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킬 수만 있다면, 해당 ‘OO데이’는 점진적으로 해당업계 전체의 축제일로 바뀐다.

‘데이 마케팅’의 전개 방향

이러한 데이 마케팅은 어떤 근거를 가지고 기획되고 구성되는가?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발렌타인 데이’에 대부분의 기원을 두고 있는 ‘감성적 접근’을 들 수 있다. 1958년 일본 모리나가제과에서 출발하여 1980년 국내에 상륙한 ‘발렌타인 데이’는 원래 ‘초코렛’과는 아무 상관없는 날이었다. 그날은 성 발렌티누스의 순교일일 뿐이다.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자면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나타난다.

서기 3세기 경, 로마 황제 클라우디스 2세는 원정을 나가는 병사들에게 금혼령 (결혼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병사들을 측은이 여긴 로마의 사제 성 발렌티누스 주교가 황제의 금혼령을 어기고 몰래 병사들을 결혼시켰다. 이것이 발각되면서 성 발렌티누스 주교는 투옥되었는데, 270년 2월 14일 처형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를 기리기 위해 2월 14일을 발렌타인 데이라 하여 남녀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로 내려져 왔는데…

또 하나의 속설은 영국인들이 새가 짝을 짓는 날이 2월 14일이라고 믿었던 것에서 봄이 연인을 위한 계절로 인식되어 발렌타인 데이가 되었다고 하며, 발렌타인 축제가 열릴 때마다 처녀는 해뜨기 전에 일어나 창밖에 지나가는 남자를 보면 그 남자와 닮은 사람과 그 해에 결혼하게 된다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또한 덴마크에서는 발렌타인 데이에 아네모네라는 하얀 꽃다발을 친구에게 보내고 남자들은 시를 적어서 사랑하는 여인에게 보낸다…

이러한 여러 사실과 전설을 함께 버물려 ‘발렌타인 데이’에 초코렛의 포장을 씌운 회사는 일본의 모리나가 제과이다. (1958년) 이것이 성공을 거두자, 이번에는 남성이 여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화이트 데이도 만들었다. 화이트 데이 초기에는 판매가 부진했던 ‘마시맬로우’를 선물하는 ‘마시맬로우 데이’로 정했으나, 반응이 신통치 않자 칼라가 유사한 ‘사탕’을 선물하는 날로 바뀌었다고 한다. 둘 다 제품의 메인 칼라가 ‘화이트’이니까.

달콤함이 가득한 2월 14일, 3월 14일을 필두로 한 ‘써틴 데이’는 ‘감성’이 주류를 이룬다. 4월 14일의 블렉데이, 5월 14일의 로즈데이, 6월 14일의 키스데이… 대다수는 제품가 밀접한 연관을 가지지만, 키스데이, 허그데이 등등은 제품과 관련 없는 순수 감성의 날이기도 하다.

두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제품 특성과 특정일을 연관시키는 ‘OO데이’의 성행을 들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방향의 ‘OO데이’가 상대적으로 거부감없이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용이한 접근 방법이 아닌가 한다. 물론 의도화된 마케팅을 전개하기가 가장 용이하다.

그런데, 이러한 접근방법에서는 특정 브랜드보다 해당 제품군 전체가 함께 움직일 때 효과가 배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3월 3일의 삼겹살 데이, 5월 2일의 오리데이, 오이데이 등이 그러하다. 시장 특성상 해당일의 발음이 제품과 잘 연계될수록 또 제품 출시일과 잘 겹칠수록 성공 가능성은 약간 더 높아진다. 8월 8일 ‘포도데이’의 경우 ‘88’이 포도송이와 유사하고 제품 초기 출하일과 잘 연계되기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환기력이 높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단체 혹은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숫자를 활용한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소비자 주목도를 높일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 하다.

세번째로 나타나는 특성은 제품 네임과 특정일을 연계시키는 방향이다. 10월 10일의 백세주데이, 매월 31일의 ‘31day! (베스킨 라빈스)’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종류의 데이 마케팅은 특정 브랜드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해당 브랜드가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즉, 보다 활성화된 프로모션을 전개하고자 기획하는 단계에서 브랜드 데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을 역으로 해석하여 특정 브랜드 데이를 염두에 둔 신제품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특정 기념일을 염두에 둔 신규 브랜드는 출시 초기부터 브랜드 스토리를 전개하기가 용이하기에 식품이나 제과, 주류 등에서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 경우, 해당 브랜드는 ‘1년에 한번’의 이벤트가 아니라 매월 혹은 한달에 2번 정도의 이벤트를 기획할 수 있는 Name 및 Brand Story를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한 의도가 성공할 경우, 새로운 마케팅 기법으로 각광받을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특성은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과 다른 차원의 접근이다. 소위 특정한 날을 기념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판매를 촉진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의 3.6.9데이나, 현대백화점 식품매장의 ‘프라이데이’ 같은 것이다. 이러한 ‘OO데이’는 철저히 판촉을 목표로 한다.

기념하는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하기보다는 해당 기념일을 강조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박리다매 혹은 미끼 상품화하는 것이다. 자주 실시되는 것이기에 (거의 매주 혹은 한달에 몇 번 등)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당 날짜만 기억하면 그에 따른 혜택이 매우 풍부하다.

데이 마케팅2

데이 마케팅 전개의 전제 조건

데이 마케팅이 성공하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대의명분’이 아닐까 한다.

여기에서의 대의명분이란 제품과 제품이 가지는 연상 작용이 특정한 기념일과 잘 결합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대의명분은 ‘철저함’을 추가 조건으로 달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자생적이든 혹은 판촉에 의한 것이든 ‘빼빼로 데이’는 ‘큰 키에 대한 희망 / 욕구’를 제품 특성과 기가 막히게 연결시킨 사례이다.

더 나아가 그 희망 / 욕구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만 어필한 것이 아니다. 일정 부문 학부모들까지도 동조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 그렇지 않다면,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너도나도 수십개의 빼빼로를 살 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었을까. 초기 여중생에서 시작되었다던 ‘빼빼로 데이’가 최근 들어 초등학생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것은 그러한 현상 아닐까 싶다.

‘빼빼로 사례’를 보다 보면 제품과 제품이 가진 속성이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때까지 마케팅은 ‘판매’보다 ‘OO데이’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추어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따라서, 상술을 감추는 ‘철저함’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겹살 데이인 3월 3일은 삼겹살과 아무런 연관도 없는 날이지만, 불행에 빠진 축산업계를 도와주자는 사회적 현상에 의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최소한 그 상승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의명분’이 없다면 데이 마케팅의 성공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해진다.

또 하나의 전제조건은 특정 기업, 브랜드보다 해당업계 전체에서 추진되는 데이 마케팅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데이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언론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 따라서 특정 산업의 축제일처럼 데이 마케팅이 진행될 경우 상대적으로 언론의 호응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11월 8일의 브라 데이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업계 전체가 참여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향후의 데이 마케팅은 개별 기업보다는 협회 등이 주도적으로 전개할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 같다.

덧붙인다면, 일반 공산품 쪽보다는 농산품 쪽에서의 데이 마케팅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이다. 이는 아무래도 사회적 정서와 잘 결합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역 축제 등과 연계되면서 기획되는 ‘OO데이’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애향심’ 혹은 지역 사회를 돕자는 인식으로 전이되기 용이하다. 향후, 복숭아데이, 감귤데이, 오미자 데이 등등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나타날 ‘OO데이’가 다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지만 데이 마케팅을 가장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 중 하나는 ‘지속성’일 것이다. 몇 번의 데이 마케팅을 진행해 보았으나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였다고 하여 실망할 필요는 없다. 데이 마케팅은 냄비보다는 뚝배기를 닮았다. 시일이 지날수록 은근하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즉, 특정 시기가 되기까지 ‘기다림’은 필수이다.

그래서 일정 시기가 될 때까지 가급적 매출에 안달하기보다 왜 그러한 기념일이 필요한가 하는 것에 보다 많은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하여 누적된 효과가 어느 날 갑자기 사회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매출증대가 이루어질 테니까…

데이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의견

데이 마케팅에 대한 반감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쉽사리 겉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겉으로 나타낼 때 받게 될 은근한 비난이 두렵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개인이 사회적 트렌드와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데이 마케팅에 대한 반감이 작은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2010년 10월 25일부터 11월 5일까지 결혼정보회사 닥스클럽이 711명의 싱글남녀 트렌드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의하면 (발표 : 11월 9일 아시아경제) 미혼남녀의 절반 이상인 68.7%가 각종 기념일로 인해 연인과 크게 다툰 적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특히 이 중 생일을 제외하고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로즈 데이 등 소위 연인을 위한 ‘Day’를 챙기지 않아 다툰 경험이 있는 미혼남녀도 46.6%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기념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로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증거다’, ‘남들이 다 챙기기 때문에 안 하면 서운하다’등의 답변이 주류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장 억지스럽다 생각되는 기념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4월 14일 싱글들이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가 28.9%로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는 ‘11.11일 빼빼로데이'(26.3%), ‘11.1일 한우데이(15.5%), ‘3.3일 삼겹살데이(11.4%) 등이 뒤를 이었으며, 기타 답변으로는 ‘화이트 데이’, ‘로즈 데이’, ‘실버 데이’등을 꼽았다고 한다. (상기 자료)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다수가 하니까 나도 어쩔 수 없이 ‘OO데이’를 기억하고 보조를 맞추지만 마음속에서는 반감이 심하다는 증거 아닐까. 이러한 현상이 특정 브랜드에서 나타날 경우, 해당 ‘OO데이’는 없는 것이 있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년 365일 중에서 며칠만 빼고 나머지 기간에는 찬밥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맺는 말

데이 마케팅은 잘만 활용하면 상당한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효율적이면서 장기적으로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용이할 뿐 아니라 매출 증대로 연결시키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OO데이’를 염두에 둔 신제품 기획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신제품 기획시 그러한 ‘OO데이’브랜드를 만들었다는 스토리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그 스토리를 어떻게 확장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핵심 성공 요소라 할 수 있겠다.

덧붙인다면, 기존 다수의 데이 마케팅이 10대 혹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타겟층을 넓혀 볼 필요성이 있다. 효도와 연관된 데이 마케팅은 실버 산업과 어울려 ‘효문화 확대 캠페인’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다. ‘학부모 데이’를 만든다면 그에 어울리는 상품들이 함께 연계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대형 이벤트는 초기부터 그에 걸맞는 스토리 텔링을 기획하고 연구하며 진행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초기에는 제품판매목적은 숨겨야 한다.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은 특정날짜가 왜 지정되었는지 그 날짜에 해당 제품이 어떻게 필요한지 그 결과로 우리 사회는 어떤 도움을 받게 되는지 등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인식시키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이는 결국 축제와 유사한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참고자료 : 인터넷 등을 써핑하면서 조사한 바로는 국내 ‘OO데이’가 70여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실적인 면에서 보자면, 그 중 일반의 주목 대상이 되는 것은 6~7개 정도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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