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이름’에서 시작된다 (THE PR – 스토리텔링 네이밍)

마케팅은 ‘이름’에서 시작된다 (THE PR – 스토리텔링 네이밍)

By on 2015-03-17 in BrandingLead News | 0 comments

마케팅은 ‘이름’에서 시작된다 (THE PR – 스토리텔링 네이밍)
브랜드 차별화 비법, 스토리텔링 네이밍…식품·뷰티 중심 꽃 피워 / 조성미 기자 / 2015.3.11

– – – – – – – – – – – – – – – – – – –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시 김춘수 <꽃>은 ‘이름’을 통해 그 본질이 지닌 의미를 부여하는 ‘존재의 가치’를 이야기한다. 이처럼 사람이건 제품이건 이름은 그 자체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특히 마케팅에 있어서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인식시키는 첫 번째 단계이자, 제품 간의 차별성을 부여하고 결국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 수단이다.

1. OO 라면

이런 이유에서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임을 활용한 마케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다. ‘2%부족할 때’(1999년),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2006년), ‘신당동 장독대를 뛰쳐나온 떡 볶이 총각의 맛있는 프로포즈’,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2007년) 등 주로 식품업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이와 관련, 최낙원 브랜딩리드 대표는 “날마다 신제품이 태어나고 기존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속에서 브랜드 네임을 통해 눈에 뜨이는 그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비용을 절약하면서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하나의 마케팅 방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임을 통한 마케팅이 확산된 것은 무엇보다도 너무나 많은 브랜드 홍수 속에서 소비자가 직접 브랜드를 비교하면서 구매하기가 힘들어진 환경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브랜드들 간의 품질도 상향평준화됨에 따라 제품력에서는 차별화 요소를 발견하기 어려워졌다.

브랜드 홍수 속 차별화 방법

시대 변화가 급속도로 빨라지며 장수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더불어 상징적이고 은은한 느낌의 네임보다는 직설적인 네임의 성공 가능성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바람은 특히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전통 방앗간 방식으로 여러번 치대 만들어 더 쫄깃한 참쌀 떡볶이떡’ ‘계란을 입혀 부쳐 먹으면 정말 맛있는 소시지’ ‘모든 재료를 국산으로 만든 국산 100% 당면’ 등 제품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CJ제일제당측은 “브랜드네이밍은 가장 중요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다.

2. 제일제당
▲ CJ제일제당은 제품의 특징을 제품명에 담아 꼼꼼한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비슷한 종류의 제품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이름은 제품의 첫 이미지를 좌우하며 제품만의 독특한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스토리텔링형 제품명을 짓는 이유는 웰빙 열풍과 함께 최근 식품안전에 대한 관심 증대로 제품의 재료 등을 꼼꼼히 살펴보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제품 주원료의 원산지를 그대로 사용한 긴 제품명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뿐 아니라 제품의 특징을 잘 설명해줄 수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특별한 제품명을 가진 제품들은 소비자들에게 쉽게 각인돼 다른 비슷한 종류의 제품보다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낙원 대표 역시 “식품의 경우 30~40대의 주부층은 제조사도 중요하지만 어떤 원료로 만들었나를 꼼꼼히 살피기 때문에 ‘우리 것’이라는 콘셉트를 부각할 필요성이 생겼고, 특히 건강에 대한 염려가 브랜드 네임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여기에 영어에 비해 문장으로 만들기 쉬운 한글 덕분에 스토리텔링형 브랜드를 주목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바라는 이야기 담다

식품 업계에서 시작된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임은 화장품 업계로 옮겨가 더욱 창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메이크업 브랜드 VDL은 과감하고 다양한 컬러 메이크업 제품이 돋보이는 페스티벌 라인에 독특한 네이밍을 적용했다. 어느 장소에서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는지에 대한 1792가지 상황을 가정해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가장 적합하고 아름다운 메이크업 룩을 제안하는 것이다.

우선 립스틱은 103 브래드·107 저스틴·503 조니·601 애쉬튼·611 채닝 등과 같이 매력적인 남성의 이름을 갖고 있으며, 아이섀도는 101 W스위트룸·202 선샤인 비치·301 클럽E·901 NY 3번가 등과 같이 장소 명칭을 부여했다. 또 블러셔 제품은 601 첫 만남·602 백허그 등 데이트 상황이 주어진다.

제품별로 고유하게 사람, 장소, 상황이 정해짐에 따라 립스틱-아이섀도-블러셔 선택시 ‘크리스와 클럽E에서 백허그를’ ‘애쉬튼과 선샤인비치에서 GUESS WHAT’ ‘진과 NY 34번가에서 마지막데이트’ ‘콜린과 카페테라스에서 소프트터치’ 등과 같이 전체적인 메이크업룩 이 완성된다.

3. VDL
▲ VDL은 립스틱·아이섀도·블러셔 제품에 각각 남성의 이름·장소·상황으로 이름을 붙여, 컬러 선택에 따라 메이크업룩이 각기 다른 스토리를 갖는 네이밍 마케팅을 선보였다.

또한 페리페라는 립스틱 ‘루즈팡’을 출시하며 소녀들의 연애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품 이름을 적용했다. 여왕의 우아함이 느껴지는 정통레드 ‘여왕처럼’, 새벽까지 즐기는 클러버에게 어울리는 형광 레드 ‘어쩌다 한시’, 오빠와 썸을 타는 발랄한 어린 여자의 감성을 담은 핑크 ‘오빠, 동생’ 등 제품 컬러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담은 이름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특히 화장품 업계에서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이밍을 가장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은 에뛰드하우스이다. 전문 메이크업 브랜드로서 최고 수준의 다양한 컬러 스펙트럼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와 매일 수많은 제품이 출시되는 메이크업 시장에서 타사와의 차별점을 살리고, 네이밍에도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특징을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

미묘하게 다른 컬러감의 제품이 동시에 출시되는 립스틱, 네일 컬러, 아이섀도와 같은 카테고리에서는 ‘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나라 말의 특징과 맛을 살린 재미있고 독특한 제품 네이밍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에뛰드하우스의 네이밍 센스가 돋보이는 대표적 제품은 소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콘셉트의 아이섀도 ‘룩 앳 마이 아이즈’ 컬렉션이다. ‘생자몽 타르트’ ‘딥 베리 소다’ 등 카페에서 소녀들이 즐겨 찾는 메뉴명을 연상시키거나 ‘사랑은 모래성’ ‘자유로운 연애중’ ‘고백을 도와줘’ 등 공감대를 형성하는 위트 있는 작명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또한 ‘컬러 인 리퀴드 립스’는 2015년 봄 트렌드 컬러 20가지를 1호, 2호 또는 핑크, 레드 등 단순히 컬러 혹은 숫자로 명명하는 것이 아니라, ‘메이드 인 스윗’ ‘올웨이즈 인 핑크’ ‘아임 인 러브’ ‘퍼플 인 프라이데이’ 등 화사한 봄날을 상상하며 봄을 부르는 듯한 컬러명을 부여했다.

4. 에뛰드
▲ 에뛰드하우스 ‘플레이 네일’은 이번 시즌 ‘넘사벽 분위기 여신’ ’연하남친 키우기’ ‘숨은 쇄골 찾기’ ‘앙큼상큼 단발여신’ ‘크롭탑과 골반팬츠’ 등 새해에 이루고 싶은 핑크빛 소망을 담은 네이밍의 ‘해피뉴이어’ 시리즈를 출시했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다음 컬렉션 제품에 대한 독특한 네이밍을 제안하는 등 에뛰드하우스의 네이밍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갖고 폭발적인 호응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러한 독특한 네이밍 전략은 에뛰드하우스의 브랜드 가치를 고객들과 공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화장품업계의 네이밍 마케팅에 대해 최낙원 대표는 “일종의 ‘개콘 세대’인 10~20대에게 특이하게 보이는 것은 상대적으로 주목도를 높인다”며 “한번쯤 친구들에게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스토리를 남기는 것이 ‘우수한 품질’을 강조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늘 본 재미있는 화장품… 나 샀다!’라고 SNS에 올리기 시작하면 또래 집단에서 확산이 일어나고 이 과정이 브랜드 네임에 특이한 스토리를 입히는 형태로 나타난다”며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이밍 마케팅에 SNS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직접적인만큼 쉽게 질릴 수도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이밍의 최대 장점은 ‘직설적’이라는 것이다. 네임 그 자체가 슬로건, 광고 헤드라인 역할까지 하고 있기에 별도의 슬로건이나 디자인, 광고 카피 등을 동원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따라서 즉각적인 소비자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큰 마케팅 효과를 가져온다.

최낙원 대표는 “(제품명에 스토리를 부여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3~4음절의 명사형으로 만들어진 상징형 브랜드 네임이 가지는 라인 확장 효과를 훨씬 더 상회하는 파워를 가지고 있다”며 “‘100% 국내산 천일염으로 절여 아삭한 포기김치’는 100% 국내산 천일염으로 절여 맛있는 총각김치, 100% 국내산 천일염으로 절여 신선한 백김치 등 유사한 제품으로의 라인 확장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은근하면서 간절하게 구애하는 상징형 브랜드와 달리 스토리텔링형 브랜드는 ‘바로 들이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쉽게 질릴 수 있다”며 “구체적인 하나의 스토리만 가져 그보다 더한 스토리에 밀리게 된다는 점에서 약점을 지닌다”면서 스토리텔링형 브랜드 네이밍은 개별 브랜드 개념으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 저작권자 © 더피알 >

댓글 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