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네이밍, 병원 CI – 외과 (네이밍 트렌드에 대하여 3)

병원 네이밍, 병원 CI – 외과 (네이밍 트렌드에 대하여 3)

By on 2015-02-20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대한민국 성형외과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정도의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강남 압구정동을 지나다 보면 놀랄 정도로 많은 성형외과의 숲을 만나게 된다. 이를 반영하듯 외과 부분의 출원상표 중 ‘성형외과’의 비율은 압도적이다. 전체 125개의 출원상표 (2012년 ~ 2013년) 중 성형이 72건, 나머지 정형, 피부과, 일반 외과를 다 합쳐도 53개에 불과하다.

외과 1

개업하고자 하는 열의가 가장 높은 성형외과 네임 특성은 어떠한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어가 압도적이다. (49개) 그 중에서도 그레이스, 드림페이스, 시너지, 순플러스, 퀸, 포에버 등등 … 일반단어의 비율이 매우 높다.(30개) 지향점은 모두 비슷하다. 최고의 아름다움, 멋진 재탄생 !

외과 2 영어

영어형의 또 다른 형태 중 하나는 이니셜이다. ZN, DA, BB, ING, JL 등 개업의의 성명에서 나온 듯 한 이니셜이 16개로 또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외과 3 이니셜

이에 비해 12개의 한글형은 상대적으로 그 비중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다미인, 바노바기, 숨은그림, 차이 등등의 출원상표를 보다 보면 이 역시 모든 초점이 ‘美’에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이한 성형외과 브랜드로 ‘빼빼로’도 보이는데 아마 지방흡입 시술을 강조하는 듯하다.

외과 4 한글

성형외과에서 지명을 부각시킨다면 어디가 대세일까? 살펴본 바로는 청담동이 대세이다. 청담동, 압구정동이 아닌 경우에는 지명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지 않다.

지금까지 살펴본 성형외과 네이밍의 특성을 고스란히 이어받는 영역은 ‘피부과’이다. 더가꿈, 드림, 아임스타, 초이스, 푸린 등등 피부과 출원상표도 성형외과에서 주장하는 방향과 유사하다. 이에 비해 정형외과의 경우, 튼튼하다, 힘 있다 등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향이 높다. 인명 (人名) 사용도 눈에 띄는데 일반외과로 건너가 보면 인명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타난다. 개업의의 명예를 건다는 뜻이다.

외과 개업의 다수가 ‘성형’ 쪽에서 이루어지는 듯하다. ‘성형공화국’이란 말은 출원상표 측면에서 보더라도 충분한 근거를 가진 말이다. 네임의 방향은 쉽고 간결하며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용어가 중심이다. 그러다 보니 이 역시 (종합)병원이 직면한 문제와 유사한 문제점을 드러낸다. 즉, 상표등록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출원 중인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기에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다수의 외과 브랜드가 등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까지 완료하여 출원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아 실제 사용 중일 가능성도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 등록되지 못한 네임을 사용하다가 ‘경고장’이라도 받으면 어떻게 될까?

성형외과가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삥 뜯으러 가볼까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등록되지 못하는 이유가 ‘일반명사’ 사용에 의한 것이라면 동일한 네임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방법이 없다는 것 외에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에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키우기는 어렵다.)

이제 디자인으로 가 보자.

(종합) 병원을 검토할 때도 그랬지만 외과 부분 역시 디자인과 결합된 상태로 출원하는 비율이 높다. 전체 70개로 나타나고 있다. (56%)

외과 디자인 1
외과 디자인 2
외과 디자인 3
외과 디자인 4

내가 만약 디자이너라면 ‘아름다움’이란 추상적 개념을 어떻게 표현할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꽃’이다. ‘날개’도 떠오른다. 그렇지만 그런 비유적 개념보다는 직접적인 묘사가 더 바람직할 수 있다. 그렇다, 예쁜 여자 얼굴 !

실제로 표현되는 성형외과 CI의 상당 부분은 ‘얼굴’에 대한 묘사이다. 실루엣으로 표현할 수도 있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러한 방향의 접근은 너무 식상하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성형외과인데… 그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Creative가 없잖아 ! 너무 직설적인 디자인, 속이 뻔히 보이는 비유법 … 등의 힐난을 잠재울 가장 좋은 방법은?

Initial 이다. Appeal 의 AP, Grace의 G, DreamFace의 DF … 만약 성형외과 네임이 DA, AJ, BB, Hi 등이라면 디자인 방향은 거의 결정되었다고 보아도 좋다. 물론 부드럽고 섬세한 곡선형 디자인이 필수이다. 각진 모양의 디자인 형태는 퇴출 1순위로 보아야 한다. 칼라도 Red 계통, 오렌지 계통으로 전개하여 따스한 이미지를 주는 것이 좋다. 피부과의 경우는 형태적 섬세함이 더 도드라져 보여야 한다 …

이에 비해 정형외과는 상황이 다소 좀 다르다. 튼튼하다는 이미지는 곡선보다는 직선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름다움에 대한 포장보다는 상승, 원기회복 등의 이미지가 정형에는 더 맞을 수 있다. 부러진 뼈는 빨리 완치할 수 있다는 이미지로 나타나야 하고 튼튼한 척추는 건강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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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징검다리 건너듯이 듬성듬성 검토해 본 성형외과 이미지의 중심에는 ‘Beauty’가 살고 있다. 모든 이야기는 ’아름다움‘을 중심으로 배치된다.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영어인 것은 세련미를 강조하기에는 한글보다 유리하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디자인 표현에 있어서도 각진 형태의 한글보다는 훨씬 더 우아한 분위기를 펼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향으로 간결한 네임을 추구하다 보면 법적 보호성이 약화될 수 있다. 상표등록이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성형외과 네이밍 및 디자인 전개시 ’화장품 브랜드‘의 특성을 살펴보는 것은 어떤가 제안한다. 서로 유사한 방향을 지향하면서도 전개 방법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날마다 치열한 살아남기 전쟁을 치르는 화장품 브랜드는 영어를 포함한 제 2외국어, 특히 프랑스어에서 많은 탈출구를 찾고 있다. 디자인은 간결성이 우선이며, 복잡한 군더더기를 배재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화장품이 찾고 있는 핵심 고객과 성형외과 핵심 고객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동일한 성향의 타깃이기에 성형외과 개업시 몇몇 화장품 브랜드를 검토하여 타산지석으로 삼는 방법은 색다른 차별성을 확보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외과 네임의 특성 (성형외과 중심으로)
– 간결하고 이해하기 용이한 영어가 압도적이다.
– 이니셜 네임을 선호한다.
– 다수의 네임이 ‘아름다움’을 직간접적으로 품고 있다.

외과 디자인의 특성 (성형외과 중심으로)
– 이니셜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 구체적인 상징물은 대부분 얼굴, 꽃, 날개 등을 모티브로 활용한다.
– 섬세하고 유연한 곡선으로 디자인이 마무리되는 경향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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