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현장 9 (슈틸리케 리더십 – 신뢰인가? 작전인가?)

브랜드현장 9 (슈틸리케 리더십 – 신뢰인가? 작전인가?)

By on 2015-11-19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이 놀랍다.
16승3무1패! 유일한 1패는 호주아시안컵 결승전이었다. 승률 80%, 17경기 무실점, 국제축구연맹(FIFA) 가맹국 209개국 가운데 최소 실점(0.20골) 등은 슈틸리케호가 2015년에 거둔 성적이다.

슈틸리케호의 호성적은 ‘공평한 경쟁’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라운드에서의 활약상을 기준으로 국대를 선발한 것이다. 선수의 명성, 인맥 등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2014년 9월,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온 이후 그가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이다.

더 나아가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한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A,B,C로 나누어 뽑은 것이 아니고 그냥 선수로 활용하기 위해 뽑았던 것이다. A,B,C는 당일의 컨디션, 열성, 팀 작전 수행능력 등 상대적인 기준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가 ‘갓틸리케’라는 별명으로 남았고, 어쩌면 슈틸리케 본인도 놀랄 만큼 행복했던 2015년이 마무리되는 중이다.

그렇지만 ‘갓틸리케’로 열광하게 만든 토양이 우리나라의 현 상황이라는 점에서 조금은 슬프다. 인맥축구, 의리축구라는 용어부터가 그렇다. 아무리 잘 하더라도 특정 집단에 소속되지 못하면 본인의 진가를 발휘하기 어려운 사회구조로 대한민국이 변해가고 과정처럼 보인다. 금수저, 흙수저는 다수가 느끼는 상황인식이다.

슈틸리케의 ‘원칙론’은 건강한 사회가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리고 기본이 무너지면 ‘하나’가 되기 어렵다는 것을 결과로 보여주고 있다. 헬조선이라고 하는 용어로 비유되는 삶의 무게에 수많은 자영업자, 청년층이 눌리며 힘들어 한다. 분화되고 분열되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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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의 원칙론을 브랜드의 관점에서 보면 Identity란 용어로 설명할 수 있다. 슈틸리케란 브랜드는 ‘공평한 경쟁’이란 용어와 동의어이다. 브랜드를 ‘소비자와 하는 약속’이란 측면에서 볼 때 이는 감독이 가져야 할 핵심 이미지 아닌가 한다. ‘공평한 경쟁’속에는 선수 각자가 최선을 다해야 살아남는다는 개념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원하는 작전, 전략은 어쩌면 부차적인 것이다. 아무리 작전을 멋지게 짜더라도 선수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작전이 제대로 전개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패한 작전은 회복할 수 있는 반면, 신뢰를 잃으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신뢰가 있어야 할 자리에 불신, 상대편에 대한 의혹 등이 흘러넘치는데 … 무슨 작전을 논할 수가 있겠는가.

브랜드 또한 이와 같다. 실패한 브랜드라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1985년 ‘뉴코크’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는 여전히 탄산음료의 제왕이다. 이와는 반대로 신뢰를 잃은 브랜드는 회복이 어렵다. 폭스바겐의 현 상황은 적당히 대처하기에는 많은 측면에서 수위를 넘어가 있다.

슈틸리케 리더십

브랜드가 탄생하여 성공한 이후에도 Identity의 유지는 필수적이다. 소비자에 대한 신뢰이고 약속이기 때문이다. 일부의 마켓쉐어를 잃는다 하더라도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브랜드 자산의 90%이상은 ‘신뢰’라는 자양분이 없으면 유지될 수 없다.

2016년에 슈틸리케호가 몇몇 작전에서 실패하더라도 ‘공평한 경쟁’이라는 원칙은 지켜졌으면 한다. 그것이 지금의 슈틸리케를 있게 한 원천이며, ‘하나의 팀’을 이루는 기둥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라고 하는 브랜드의 Identity가 약화되면 불신과 미움 속에서 리더십은 사그라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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