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브랜드, 김연아 브랜드 (2014년 2월 21일 칼럼)

안현수 브랜드, 김연아 브랜드 (2014년 2월 21일 칼럼)

By on 2015-02-20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약간 치기어린 내용도 있습니다 ^^ (2015년 2월 21일 다시 읽어 보다 ~ )

안현수, 빅토르 안 – 한국의 자랑이던 그는 소치동계올림픽을 거치면서 러시아의 자랑이 되었다. 푸틴은 그에게 축전을 보냈고,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빙상연맹의 문제점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

안현수 (Osen 인용)

김연아, 유나 킴 – 이미 피겨의 전설이 되어 가고 있는 그녀는 오늘 새벽 (2월 21일, 한국 시간) 아쉽게도 2등을 했다. 금메달은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가져갔다.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이 글을 쓰는 시간이 2월 21일 아침이다. 며칠 아니 오랫동안 엄청난 기사와 댓글이 인터넷을 도배하리라 예상된다. 대부분 ‘아 – 짜다’ 하고 김연아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의 점수를 보고 무심결에 내뱉은 말의 연장선일 것이다.)

김연아 (Osen 인용)

새벽까지 경기를 지켜본 나는 아쉬움과 분통이 한꺼번에 터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리고 경기는 공정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스포츠마저 공정한 룰을 어기면 어떻게 되겠냐고 목소리를 높일 줄도 안다. 소트니코바가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김연아 선수가 더 잘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다 …

네이버 인용

그렇지만 이쯤에서 국가적, 주관적, 심정적 관점을 버리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 보고 싶다.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 – – – – – – – – – – – – – – – – – –

하계, 동계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이다. 이벤트 중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축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은 경기 진행자와 무관한 관중일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은 IOC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정교하게 설계하고 요란스럽게 개최하는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일 뿐이라는 관점에서는.

IOC는 각국간 이해관계, 각 스포츠협회, 언론, 선수 등을 교묘히 결합하여 4년마다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들의 관점에서 올림픽을 바라보는 것은 어떤 방법, 진행이 가장 많은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인가로 귀결될 수 있다. 그러한 관점은 스포츠마케팅 측면에서 올림픽을 바라보는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

나는 네임을 개발하고 브랜딩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 관점에서 안현수와 김연아를 보게 되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이제 그 관점에서 오늘 새벽에 아쉽게 마무리된 김연아 선수의 경기와 국적을 바꾸어 금메달을 딴 안현수 선수를 생각해 보고 싶다. 이것은 브랜드 관점이다. 어떻게 개별 브랜드를 시장에 내보내어 최고의 결과 (이익)를 창출할 것인가 하는 측면이 되겠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IOC는 ‘제조사’다.

IOC는 거대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돈을 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게임의 룰은 ‘공정’이 아니다. 많이 판매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폰서가 붙어야 하고 언론이 중계해야 하고 경기장에는 많은 관중이 몰려야 하고 기념품은 동나야 하고 그러한 일련의 과정 속에서 매출과 순익이 가장 많이 발생하도록 만드는 것이 IOC가 생각하는 이벤트 매뉴얼이다. 즉, 흥행에 성공하는 제품 – 팔리는 이벤트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중요하지 않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개최국은 ‘유통사’다.

개최국은 제조사 (IOC)가 만든 제품을 받아서 좌판을 열어놓고 손님이 오기를 기다린다. 손님이 많지 않으면 유통업자는 망한다. 손님이 많더라도 물건을 사지 않아도 유통업자는 망한다. 유통업자는 고객이 제품에 대한 관심을 가지도록 매대를 배치하고 가장 잘 팔릴 만한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다. 흥행이 성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제조사 (IOC)와 동일하지만 반드시 제조사 ( IOC)의 룰을 따를 필요는 없다. 필요에 따라서는 판매가 이상으로 가격을 올려도 되고 ‘떨이’도 할 수 있다.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고객은 ‘자국민’이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언론은 프로모션 대행사이다.

올림픽처럼 큰 이벤트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가 용이한 빅뉴스다.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서 가급적 기사를 많이 보게 하고 감정이입을 유도하고 기쁨, 감격, 슬픔, 분노 등을 느끼게 할수록 해당 지면의 노출빈도는 높아진다. 그 결과 광고 수주가 용이해지고 해당 언론사도 돈을 벌게 된다. 따라서 해당 언론이 위치한 나라별로 상이한 기사가 나타나게 되며, 객관적 기사는 해당 경기에 선수를 배출하지 않은 나라의 언론에서나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심판은 고용된 직원이다.

물론 그들을 고용한 고용주는 제조사(IOC) 혹은 유통사(개최국)이다. 그들은 상사가 내리는 잘못된 지시를 부당하다고 항의하거나 거절할 수는 있다. 전문가적 견해로 본다면 …. 하고 !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견디기 힘든 과정을 참아야 한다. 즉 심판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심판 자격을 주는 것은 그들의 고용주이지 그들의 소비자 (관중)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공정한 판정도 경기규칙의 일부’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주관적인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고용주적 관점에서) 심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선수는 개별 브랜드이다.

어떤 브랜드가 뜨고 지는지에 대해서는 제조, 유통, 프로모션대행사, 직원 심지어 소비자들도 알 수는 없다.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주인공이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렇지만 어떤 브랜드를 띄우고 지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제조 혹은 유통사이다. 그러한 결정은 그 브랜드가 뜨고 안 뜨고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뜨는 것과 띄우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제조 혹은 유통사 입장에서는 통합적인 관점에서 해당 이벤트 (올림픽)가 성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에 개별 브랜드의 운명, 불운, 하소연 등을 들어줄 처지가 못 된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관점에서 보자면, 시청자(관중)는 소비자이다.

이 세상 모든 제품, 브랜드가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브랜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핵심 타겟이란 용어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개별 브랜드의 운명은 제조 혹은 유통사 마케터의 손에 달린 것이 되고 만다. 수백 개의 브랜드 중 어떤 브랜드가 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게 하는가 하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핵심 타겟이 아닌 일반인의 의견은 듣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잔소리에 불과하다.

– – – – – – – – – – – – – – – – – – – –

지금까지 이야기한 브랜드 관점에서의 ‘안현수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안현수는 한국빙상연맹이 보기에는 재기가 어려운 브랜드로 보였을 수 있다. 모든 잡음, 안현수 개인의 굴욕감 등 언론에서 들었던 그 모든 과정은 생략하고 순수 상품 관점으로만 ‘안현수’를 본다면 더 매력적인 신제품이 나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쇼트트랙을 너무나 사랑한 안현수 개인이 러시아로 귀화한 것은 그 개인의 결정이기에 무시해도 좋은 것이다. 이것이 ‘선수’라는 신제품을 만드는 한국빙상연맹의 관점이다.

그렇지만 러시아빙상연맹은 상대적으로 안현수 브랜드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고 이것이 보기좋게 적중했다. 한국빙상연맹은 흥행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는 브랜드를 타사에 매각했는데 해당 브랜드가 히트브랜드가 되었기에 온갖 비난을 받게 된 것 뿐이다. 헐값에 보석을 넘겼다는 결론이 나왔으니까… 결과론적으로만 보면 그렇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브랜드 관점에서의 ‘김연아 브랜드’를 생각해 보자.

IOC 혹은 러시아 입장에서는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고 하는 여자싱글 피겨에서 동양계에 금메달을 걸어주기보다 서양계에 금메달을 걸어 주는 것이 더 확실한 흥행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한국이라고 하는 조그마한 나라의 소비자들이 아우성치는 것보다 유럽이라고 하는 큰 시장의 소비자들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것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지속 흥행의 비결이다. ‘공정성’이란 흥행이 이루어진 다음에 있는 것이지 실패한 흥행에는 ‘공정성’ 자체가 필요하지 않다. 불 꺼진 시장과 똑 같기에…

– – – – – – – – – – – – – – – – – – – –

필자는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을 기대하면서 새벽까지 TV를 시청하다가 상당한 분노를 느낀 시청자 중 한 사람이다. 그러나 ‘아 – 짜다’ 하는 한 마디로 쇼트 프로그램 결과를 받아들인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를 이미 알고 있기에, 그럴 수 밖에 없구나… 탄식한 사람이기도 하다. 어쩌면 김연아 선수도 알고 있을 것이다.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등의 주인공은 선수이지만, 해당 이벤트의 주인은 IOC, 개최국이라는 것을 …그들이 대회를 개최하지 않으면 ‘아 – 짜다’ 라는 말을 할 곳도 없다는 것을 …

(지금이 2월 21일 아침 9시 30분 / 다소 심란한 상태에서 적어본 내용입니다. ‘선수’를 ‘브랜드’에 비유했다고 너무 욕하지 말아 주세요. 살다 보니 참 많은 ‘관점’이 존재하는데,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따게 되니까… 엉뚱한 상상이 떠올라서 두서없이 작성해 본 것 뿐입니다. ‘사람’을 ‘브랜드, 상품’으로 비유했다고 욕하시는 분이 많으시면 내릴까 합니다 ^^ / 관련 사진자료 등의 저작권은 ‘OSEN’에 있으며 본 자료는 상업적인 의도와 무관하게 정보전달 목적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문제가 될 경우 즉시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댓글 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