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브랜드, 지자체캐릭터 1부 (지자체브랜드의 특성 & 범위)

지자체브랜드, 지자체캐릭터 1부 (지자체브랜드의 특성 & 범위)

By on 2016-03-22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최근 지자체 캐릭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도 중앙일보, MBC 등 주요 매체에서 간단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습니다.

* 중앙일보 : http://news.joins.com/article/19706232
* MBC : http://imnews.imbc.com/replay/2016/nwdesk/article/3912695_19842.html

지자체 캐릭터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좋은 것이긴 하나 자칫 잘못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논의가 흐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각 지자체가 ‘우리도 한번 만들어보자, 우리 캐릭터가 전국을 휩쓸게 하자’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브랜딩 관점에서 지자체 브랜드와 지자체 캐릭터 간의 관계를 검토하고 바람직한 지자체 캐릭터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그 전에 이해해야 할 것은 지자체 브랜드와 일반 제품/서비스 브랜드 간의 차이점에 대한 것입니다. 간단한 도표로 정리해 보면 그 차이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지체브랜드, 제품브랜드

지자체 브랜드와 일반 제품, 서비스 브랜드 간 가장 큰 차이점은 無에서 출발하는가, 有에서 출발하는가 입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지자체는 고유명사인 지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 하는 지명은 그 자체가 브랜드이자 고유 영역을 의미합니다. 이에 비해 제품, 서비스는 새로 만드는 경우가 많기에 Name개발이 브랜딩의 첫 출발점이 되지요.

지자체 브랜딩을 진행함에 있어서 Brand Repositioning (새롭게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는 ‘지명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은 이미지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고, 이미지를 형성하는 큰 축의 하나는 Name인데 … 지명(Name)을 바꾸면서까지 지지체 브랜딩을 검토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기업의 제품, 서비스 브랜딩에서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높지 않은 ‘슬로건’이 지자체 브랜드에서는 큰 역할을 수행합니다. I.Seoul.U(서울시 도시슬로건)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 슬로건이 지역 CI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가정은 ‘지역 슬로건’을 지역 이미지 변화의 핵심 도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자체 브랜딩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활용 매체의 한계입니다. 기업은 다양한 매체에 과감하게 마케팅 비용을 투입할 수 있습니다. 시점, 시기별 자유자재 조정도 가능합니다. 기업에서는 대부분의 홍보, 광고 활동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공공의 지자체가 그렇게 한다면 온갖 비난이 쏟아지겠지요.

따라서 지자체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기도 어렵고, 커뮤니케이션 비용 투입의 한계를 가지면서 지지체 브랜드를 알려야 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지지체 브랜딩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인내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가진 지자체 브랜드 활동이 ‘영역 브랜드’의 특성과 만나면 지극히 혼란스런 상황에 봉착합니다.

영역 브랜딩의 가장 큰 특징은 해당 영역 내 다양한 브랜드 활동을 활성화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영역 내 수장인 지자체가 해야 할 영역 브랜드의 범위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2. 지지체브랜드, 영역브랜드

하나의 지역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나타나지요. 서울시를 사례로 든 이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역(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사례는 몇몇 개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이보다 몇 배나 되는 서울시 관련 브랜드가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 뿐 아니라 전국 지지체 대부분에 해당된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런데 이 많은 브랜드가 활동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커뮤니케이션 예산이 필요할까요? 브랜드 활동이 있어야만 시민 혹은 일반인이 브랜드를 인지하고 그 결과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 현실적으로는 지지체가 보유한 브랜드 중 일부는 활동할 공간조차 마련해 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자체가 가진 홍보, 광고 매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홍보, 광고 예산의 확보가 어렵기에 각 지자체는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브랜드 중 특정 브랜드를 더 중시하게 됩니다. 지역을 대표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상징물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를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중요한 상징물과 부차적인 상징물을 구분하여 중요한 상징물에 집중)을 실행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일반적인 측면에서 영역을 대표하는 상징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3. 지지체브랜드의 중심

상기는 대구시와 상주시(광역과 기초단체, 공업도시와 농촌도시)를 비교하여 올려본 것입니다. 공동브랜드를 주요 상징물 중 하나로 올려놓은 이유는 다수의 기초단체가 농촌지역에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내 생산된 농산물의 원활한 생산, 판매를 돕는 것은 기초단체의 중요 역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추가적으로 조사한 ‘남원시’ 사례는 특허청에 출원, 등록한 전체를 모아본 사례입니다. 남원시가 보유한 등록상표 전체인데 … 일부 생략한 것도 있습니다.

4. 남원시 보유상표

보시는 것처럼 지자체 CI, 지역 슬로건, 캐릭터, 공동브랜드 등 다양한 형태의 영역 브랜드가 나타납니다. 지리산허브밸리, 춘향제 등 정책브랜드도 있습니다. 특히 캐릭터와 관련해서는 춘향, 흥부놀부, 변강쇠 등 널리 알려진 캐릭터가 3개나 됩니다. 그러한 남원시 캐릭터의 중심은 춘향입니다. ‘춘향남원 – 사랑의 1번지’로 표현된 지역슬로건이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원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지역슬로건? 춘향 캐릭터? 공동 브랜드 (춘향愛인)? 관광객 유치에 직접적으로 관여되는 춘향제?

하나의 지자체가 홍보, 광고해야 할 브랜드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 홍보 매체, 비용의 한계로 인해 특정 상징물은 소외될 수밖에 없습니다. 필자가 보기에 남원시는 모든 역량을 ‘춘향’에 투입하려고 한 듯 한 인상을 줍니다. 지역슬로건, 캐릭터, 공동브랜드, 축제 등에 일괄적으로 ‘춘향’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남원시가 보유한 상표만의 분석으로 볼 때 남원시가 원하는 것은 ‘춘향 = 남원’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허브산업, 변강쇠, 흥부놀부 이야기는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남원시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싶어 하는 허브에 대한 이야기를 할 공간도 좁아집니다. 만약 남원시가 컨셉을 ‘전설 따라 ~ 남원’으로 했다면… 영역 브랜딩의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사랑과 청춘의 고장 – 춘향;, ’건강한 고장 – 지리산 변강쇠‘,’가족 사랑고장 – 흥부놀부‘로 확대하면서 그 중심을 허브산업으로 설정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영역 이미지가 변화할까요?

상기 가정은 남원시 전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보고 조각난 이미지를 모자이크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끌어내기 위해 추상적으로 만들어 본 것입니다. 가지고 있는 브랜드자산 전체를 재구성하여 최고의 시너지를 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의 지향점을 강조한 것이지요.

매우 많은 지자체에서 브랜드 개발은 열심히 하지만 관리하기 어려운 문제로 인해 남원시와 같은 문제를 만나고 있습니다. 인용된 상주시 사례를 본다면, 동시에 3개의 공동 브랜드 (명실상주, 천년고수, 고운배 등)를 알리고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도 하나의 브랜드를 알리고 성공시키기가 극히 어려운데 … 3개나 되는 공동 브랜드, 상징물을 동시에 인지시켜야 하기에 … 지자체 브랜드의 다수는 출발시점부터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공무원 사회의 특성 상 …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언론 등에서 지역슬로건(도시슬로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그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캐릭터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이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는 신규 브랜드 개발 및 관리 부재, 또 다른 브랜드 개발로 나타납니다.

영역 브랜딩을 위한 장기적인 마케팅이 부재한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CEO 즉 새로운 지자체장의 등장입니다. 전임 지자체장의 성공과 실패가 모두 부정되는 상황이 오면 … 전임 지자체장이 가꾸려고 했던 브랜드 사업도 축소되게 됩니다. 서울시만 하더라도 … ‘HiSeoul’의 자리를 ‘희망서울, 함께서울’이 차지하다가 최종적으로 ‘I.Seoul.U’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정 시점이후 서울시장님이 바뀐다면 또 다른 브랜드가 등장할지 모릅니다.

상기 이슈는 상당한 논쟁을 야기할 수 있기에 쉽게 꺼내기 어렵지만, 상당히 현실적인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자체가 목표로 하는 영역 브랜딩을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이유, 과정, 결과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외부인이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배경과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자체가 가진 다양한 브랜드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최적의 영역 브랜딩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앞서 ‘지자체 캐릭터’가 성공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해외 각국, 특히 일본 사례가 여기저기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슈 제기로 인해 각 지자체 홈페이지의 한 귀퉁이에서 잠만 자고 있던 캐릭터가 갑자기 깨어날 수도 있고 … 고양시처럼 별도의 SNS 캐릭터를 만들자는 붐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2부에서는 ‘지자체 브랜드에서 캐릭터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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