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지자체 CI는 해남군, 마포구가 유일, 그러면 도시 슬로건은?

2017년, 지자체 CI는 해남군, 마포구가 유일, 그러면 도시 슬로건은?

By on 2018-02-01 in Brand Column | 0 comments

2017년도에 지자체에서 진행된 CI는 해남군, 마포구가 거의 유일한 듯합니다. 적어도 특허청 출원상표 현황에서는 그렇게 나타나지요.

지자체CI,도시슬로건

이는 디자인 분야에서 CI의 시대가 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2018년 지역선거를 통해 지자체 단체장이 바뀐다 하더라도 새로운 지자체 CI를 추진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의 문제이지요.

디자인을 개발하는 비용은 차치하고 그동안 적용되었던 다양한 매체에서의 CI변경은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의 예산집행을 필요로 합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지자체의 특성 상 해당 예산 내역을 지역구민에게 내밀기에는 얼굴이 간지러울 수 있지요.

두 번째 이유로는 결국 효용성 측면에서 CI의 변경 효과가 높지 않다는 것이 증명된 것 아닌가 추정됩니다. 브랜드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도시 슬로건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정 형태의 심볼로 상징되는 지자체 CI는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지 않습니다.

다음을 볼까요?

지자체CI 예시1

위의 심볼은 특정 지자체의 CI 일부분입니다. 지자체명과 분리시켜 본 것이지요. 해당 심볼만 보고 해당 심볼이 어떤 지자체의 심볼인지 금방 알 수 있나요? 당신이 해당 지자체와 관련을 맺고 있지 않는 사람 혹은 타 지역에 살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

심볼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해당 심볼이 어떤 지자체를 나타내는지 알기기가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CI의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이 낮다고 이야기합니다.

지자체CI 예시2

CI는 위에서 보는 것처럼 심볼과 로고가 한 덩어리가 되어 사용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대부분 심볼 형태인 기존 지자체 CI는 태생적으로 이미지가 분산된다는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심볼 따로 로고 따로 논다고 할 수 있지요.

커뮤니케이션 효율성 문제로 인해 지자체를 대표하는 핵심 역할은 CI가 아니라 ‘도시 슬로건’으로 넘어 갔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CI와 달리 도시 슬로건은 시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2017년에 새롭게 도시 슬로건을 바꾸는 지자체 역시 많지 않았습니다. 단체장 임기가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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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슬로건 예시

‘그린시티 구미’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인터넷을 검색하면 ‘그린시티’라는 용어를 먼저 선점한 곳은 송산으로 나타납니다. 송산은 화성시에 있는 지역이지요. 창원시도 그린시티를 표방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린시티 송산

한시적으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타 지역에서 이미 선점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피하여야 합니다.

이렇게 간단히 인터넷 검색만 하여도 이미 타 지역에서 선점한 용어를 굳이 사용하려 한 목적이 무엇인지 살짝 궁금해집니다. 물론 해당 지자체에서는 다각도의 검토 후에 최적의 도시 슬로건이라고 판단하였을 것입니다.

‘하늘로 바다로 사천으로’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운 사천시의 포부는 보기에 어떠한가요? 해양관광과 항공우주산업 분야를 동시에 강조하는 슬로건입니다. 지향성과 운율성이 훌륭해 보입니다. 너무 길다는 단점만 제거한다면.

‘사람들의 용인’은 살기 좋은 용인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 소견으로 ‘사람들의 용인’을 평한다면… 다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잠복해 있는 듯합니다. ‘용인’은 특정 지역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인정 혹은 허용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관점으로 생각한다면 … 그렇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을 허용하고 인정한다는 것인지… 용인시와 관련하여 나쁜 뉴스가 나오면 그래서 ‘사람들이 용인’했구나 하는 자조적인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너무 지나치게 언어 유희적 관점으로 바라본 견해인가요?

울산포유(Ulsan For You)를 대신하여 등장한 ‘더 라이징 시티(The Rising City·도약하는 도시)’
는 확실히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도시슬로건으로 보입니다. 울산시의 역동적인 미래를 잘 그려냈지요. 기존 도시 슬로건에 비하면 활동성, 확장성이 우수해 보입니다. ‘Ulsan For You’가 너무 밋밋하고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알기가 매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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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13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몇몇 지자체에서 도시 슬로건 변경 작업이 이루어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특히 지자체장이 바뀐 지역에서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겠지요.

지자체 CI와 달리 지역의 비전, 희망을 알리는 도시 슬로건 변경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지역의 변화하는 모습을 담아내는 것이 ‘도시 슬로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특정 단어에 지나치게 경도되어 부정적 의미를 내포할 수 있거나 이미 타 지자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단어는 피하여야 할 것입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것이 결과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I·Seoul·U에서 나타났던 그 많던 논란은 충분한 반면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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