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방법 11 – 기호와 숫자사용 / 합성형)
4인조 여성그룹에 2NE1이 있다. ‘박봄, 박산다라, 공민지, 씨엘’로 구성된 그룹이다. 왜 그룹명에 ‘2NE1’이라는 숫자가 사용되었을까? ‘2NE1’이라는 그룹명은 “21세기의 새로운 진화”, “21살의 나이처럼 항상 도전적이고 신선한 음악을 선보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위키디피아) KBS 2TV의 ‘1박2일’도 숫자가 적용된 프로그램이다.
브랜드의 세계에서는 숫자나 기호가 도입되는 사례가 상당히 많다. 포스코건설의 ‘더샵’을 보자. 반음 높은 음을 의미하는 영어 ‘Sharp’은 사라지고 없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이다. 간편하면서도 주목도는 향상된다. The# Starcity, The#Parkcity, The#Centumpark 등으로 라인확장이 가능한 ‘The#’은 특별한 간결성을 자랑하는 브랜드이다. 물론 타 주상복합 대비 품질을 더 높였다는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쉽다.
숫자나 기호를 사용한 브랜드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3M’이 손꼽힌다.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의 약칭인 ‘3M’은 ‘3개의 M’을 줄인 숫자 브랜드이다. (물론 사명이기도 하다) 이처럼 7Eleven (편의점), 2080 (치약), 11번가 (인터넷 쇼핑몰), Yes24 (인터넷쇼핑몰) 등 숫자 혹은 기호와 결합되는 네임은 B2B, B2C 산업을 불문하고 다양한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기의 사례를 보자.
상기 사례에 인용된 브랜드는 2013년 1월에서 6개월까지 출원된 상표들이다. 출원에서 등록까지 걸리는 시간이 보통 1년임을 감안하면 등록이 될 것인지 거절될 것인지 모호한 상태에 있는 상표들이다. 그만큼 따끈따끈한 최신 자료라고 할 수 있다. (7월 이후의 출원상표는 더 따끈따끈하겠지만 ^^)
도표에 나타난 것처럼 기호브랜드는 많지 않은 편이다. 브랜드로 사용가능한 기호가 적은 탓이다. 브랜드로 사용가능하여 인용할 수 있는 기호는 &,+,X,?,!,:,@ 등이 주종이다. 컴퓨터 자판의 상단을 살펴보자. 그 속에는 사용 가능성이 다소간 있을 법한 중요한 기호는 다 들어가 있다. 조금 전에 인용한 기호들 외에 추가할 수 있는 기호들은 %,*, (,), = 정도다. Creative를 강조하는 광고대행사에서는 Client에게 네임 개발을 제안해야 할 경우, 독특한 기호를 사용할 수 없을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건설, IT 등에서는 무언가의 차별화를 위해 기호를 사용하면 그럴 듯해 보이니 … 그런데 노력하는 것만큼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도표에서 보듯이 사용가능한 기호는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가능성이 있는 기호는 이미 누군가가 사용해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하여 새로운 기호 브랜드가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측할 수 있다. 때문에 광고대행사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기호’처럼 지나치게 독특한 방향으로 너무 매몰되지 말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숫자 브랜드는 그 반대의 경향을 지닌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숫자’는 정말로 많다. 1~에서 시작하여 무궁무진하게 펼칠 수 있는 것이 숫자 아닌가. 게다가 숫자는 조합하기만 하면 된다. 왜 그러한 조합을 했는가를 설명하기도 용이하다. 3가지를 첨가하지 않았기에 3無이다. 만약 다섯 가지를 첨가하지 않았다면 5無가 될 수 있다. 1+1도 가능하고 36.5의 정감어린 차를 판매한다는 이미지도 줄 수 있다. 완벽하니까 100이요, 완벽보다 더 완벽하기에 101을 주장할 수도 있다. 사실 숫자 브랜드만큼 브랜드의 의미를 전달하기 용이한 스타일도 드물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판매자만 그렇게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일 뿐 ! 205, 350, 369 등등을 보면서 해당 브랜드의 의미를 찾기 원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듯하다.
그래서 숫자 그 자체로 마무리되는 숫자 브랜드는 효과가 낮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표로 다시 돌아가 살피다 보면 숫자 그 자체에 머물지 않고 다른 단어와 결합된 사례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10초 떡볶이, 38인의 생각 같은 것이 그것이다. 5+버섯나라, 6통집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5+버섯나라’는 5가지가 더 들어간 버섯요리 이미지를 준다. ‘6통집’에서 6은 肉으로 보이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99구구도리’나 ‘101번지 남산돈까스’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 혹은 마케팅 비용이 풍부한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브랜드에서 숫자나 기호를 표기하고 싶을 땐 상기 몇몇 사례처럼 제품 특성이 같이 나타나는 네이밍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야만 기호나 숫자가 마술을 부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최소한 ‘101번지 남산돈까스’처럼 숫자가 위치임을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정도는 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01’이 101가지나 되는 돈가스 종류인지, 탁월한 맛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소비자들은 알기 어렵다. 알기 어려운 것을 알려고 하는 시대가 아니다. 알기 어려운 것은 무시당하는 시대가 되었다 …
필자가 보기에는 숫자나 기호 브랜드는 일반적인 문자 브랜드 대비 그 개수가 적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유효한 네이밍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양한 산업, 제품, 서비스에서 지속적으로 이러한 스타일의 네임이 연구되고 개발될 것이라 추정한다. 그 중에서 히트하는 브랜드도 탄생할 것이다.
기호/숫자브랜드의 일반적인 장점
– 목표 이미지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다. (3가지 장점, 7가지 장점 등)
– 일반 문자 브랜드 대비 차별화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 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첨단, 시스템 느낌을 부여하기 용이하다.
기호/숫자브랜드의 일반적인 단점
– 해당 산업에서 대형 브랜드가 나타나면 나머지는 Me Too처럼 보인다. (인터넷 쇼핑, 치약 등)
– 사용 가능한 기호 브랜드는 극히 드물다.
– 복잡한 숫자 브랜드일 경우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