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방법 12 – 단순 조어 / 합성형)

네이밍 (방법 12 – 단순 조어 / 합성형)

By on 2015-02-28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단순 조어방식의 네이밍은 알파벳놀이와 유사하다. 26개의 골판지 앞뒷면에 A부터 Z까지 26개의 알파벳을 쓴 다음 아무것이나 집으면 된다. 물론 3개를 집을 수도 있고 5개를 집을 수도 있다. 기분 따라 7개를 집어도 시비를 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게 해서 집는 순서대로 배열하면 조어 브랜드가 된다.

단어를 합성하여 만드는 네임과 상기 골판지 사례와 같은 조어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네임의 어원(語源)을 설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로 나타난다. 조어 방식에서는 왜 그렇게 네임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XEROX를 생각해 보자. XEROX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LG를 Life’s Good 하듯이 해석하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LG의 어원은 Lucky-Goldstar이다. Lucky-Goldstar라고 하는 기존 브랜드가 없었다면 LG 라는 브랜드는 탄생하기 어려웠다. (LG그룹 탄생 초기를 생각해 보면) Life’s Good은 광고 혹은 Communication 효과 극대화를 위해 먼 나중에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LG 대비 XEROX는 아직도 어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즉 의미 측면에서 Life’s Good과 같은 어원을 설명하는 슬로건을 원치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 하면 XEROX는 골판지에 적힌 5개의 알파벳을 집어 들어 순서대로 배열한 단순조어 네임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업인 ‘KODAK, EXXON’ 등도 그러한 방식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영국 글락소웰컴사의 제품인 ’잔탁 (ZANTAC)도 조어 브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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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핵심 기준은 발음이다. 알파벳의 모음인 A, E, I, O, U의 5개와 반모음인 W, Y가 나머지 자음 알파벳 사이사이에 잘 배치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음이 불가능한 괴물 네임이 탄생할 수도 있으니까… 실제 조어 네임을 만들다 보면 이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모음과 자음을 열심히 배열해 보아도 이것이야! 하는 느낌을 주는 네임이 쉽게 탄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말 그럴까 하고 궁금해지는 분이 있으면 즉시 한번 실행해 보기 바란다. 한 시간을 끙끙거려 보아도 감각이 우수한 단순조어 네임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래서 조어 개념으로 네임을 개발해야 할 경우에도 어느 정도 원칙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네임에 ‘X’가 반드시 필요하다… 라는 원칙을 설정할 수 있다. 왜? X는 발음, 디자인 측면에서 첨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알파벳이니까… 그러한 규칙을 정하면 조어 네임을 만드는 것은 한결 쉬워진다.

그런데 왜 단순조어 네임을 선호하고 그러한 방향의 네임을 개발하는 기업이 있을까? 조어는 가장 일반적인 네이밍 기법인 어원 합성보다 더 뛰어난 장점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점은 단순조어가 가지는 ‘발음의 매력’이다.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는 공포감에서 해결되었기 때문에 무궁무진한 조어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 단순조어 기법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겠다. IT기업이라면 ‘첨단’ – 이 하나의 목표만 설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화장품이라면 ‘세련’ 하고 외치면 된다.

상기 특성으로 인하여 단순조어 네임은 첨단지향적인 산업에 적합하다. 실제 사용되는 브랜드를 살펴보아도 대부분 IT브랜드인 경우가 많다. 물론 화장품이나 의류 등 기타 산업에서도 충분히 원용할 수 있는 네임 개발 기법이기는 하지만, 많이 원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덧붙인다면 사용할 만한 도메인이 고갈되어 고민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에도 어느 정도 유용한 네임이 기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단순조어 브랜드의 일반적인 장점
– 목표 이미지와 발음의 연동성이 우수하다.
– 다양한 언어에서 발음 동질성이 유지될 수 있다.
– 시각적 효과가 높은 형태로 알파벳을 배열할 수 있다.

단순조어 브랜드의 일반적인 단점
– 의외로 개발 과정이 어렵고 선정 과정에서도 난산인 경우가 많다.
– 산업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다수의 조어 브랜드가 등록되기 어렵다 (발음 유사의 문제가 항상 대두된다)
– 어원 설명이 어렵기에 Name을 이용한 Brand Story 발굴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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