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밍 (방법 13 – 생략 기법 / 합성형)

네이밍 (방법 13 – 생략 기법 / 합성형)

By on 2015-02-28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생략기법으로 잘 알려진 브랜드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팡이제로’ 아닌가 한다. 애경산업의 ‘팡이제로’는 ‘곰’이 생략된 브랜드이다. 1993년 (주)유공에서 생산, 판매해 첫 선을 보인 ‘팡이제로’는 그야말로 장수 브랜드이다. 20여년 동안 유사한 제품들이 많이 나타나겠지만 여전히 No.1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의미 연상성이 탁월한 네임의 기여도도 매우 높았으리라 추정된다. 생략기법의 또 다른 예로는 ‘Fanta’가 있다. 일반인 공모를 통해 만들어진 ’Fanta’는 ‘Fantasie – 독일어’ 를 생략한 네임이다. 그런데, ‘Fanta’ 음료의 탄생에는 기막힌 Behind Story 가 있다고 하는데 여담으로 보따리를 열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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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인 지금의 ‘환타’는 코카콜라의 계열 브랜드이다. 그렇지만 환타 브랜드가 탄생하던 1940년대에는 독일의 브랜드였다. 과정을 설명하면 이렇다.

코카콜라는 1885년에 탄생했다. 이 음료는 삽시간에 미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코카콜라 소비량이 많은 나라였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1941년 미국이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콜라 원액의 공급을 중단하자 독일인들은 더 이상 콜라를 즐길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당시 독일 코카콜라 지사장이었던 막스 카이트(Max Keith)가 공장 문을 닫지 않기 위하여 고민하다가 만든 대체 음료가 ‘Fanta’이다.

당시는 전시였고 모든 것이 군수물자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콜라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음료수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원료를 대량으로 확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모양이다. 이러한 이유로 막스 카이트는 전쟁 중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원료로 콜라를 대신할 새로운 음료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그러던 와중에 우유로 치즈나 버터를 만들다 남은 찌꺼기인 유장(乳漿)이라고 불리는 노란색 액체와 사과술인 사이다를 빚고 남은 섬유질, 여기에 약간의 과일주스와 탄산가스를 첨가해 콜라를 대체할 새로운 음료수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막스 카이트는 이 새로운 음료수의 이름을 공모했는데, 그 중 ‘마시면 기분 좋은 생각이 들게 된다’는 의미의 판타지(Fantasie)에서 차용한 환타(Fanta)라는 이름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한다.

나치는 이 새로운 음료수가 당시 마실만한 깨끗한 물이 부족했던 독일 군인에게 물 대신 제공해 줄 수 있는 음료수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나치는 ‘마시면 기분 좋은 생각이 든다’는 이름을 가진 환타의 포장지에 맹수에게 학대 받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그려 넣어, 독일 군인들을 격려하고자 했다. 나치가 환타를 이러한 목적 아래 활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쟁터의 여러 군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환타가 공급되기 시작하였고, 군인들 사이에서 환타는 콜라의 대체재이자 물의 대체재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하지만 환타가 독일 가정집에서 크게 애용되기 시작한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일반인들도 콜라의 대체재로 환타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지만, 환타가 독일 가정에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것은 그것이 설탕의 대체재로 활용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독일은 오랜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1940년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를 즈음에는 요리에 사용할 설탕마저 부족한 형편이었다. 이때 많은 독일 가정에서 단 맛이 나는 환타를 설탕 대신 조미료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환타는 마시는 음료수 못지않은 설탕의 대체재로도 활용되었다. 환타가 단기간에 독일인들에게 크게 사랑 받은 또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콜라를 마시지 못했던 독일인들이 환타라는 독특한 음료를 개발해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5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코카콜라 지사에서 독일인들에게서 환타 제조방법을 전수받아 환타를 만들어 판매하였으며,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도 환타를 만들어 판매하였다. 결국 이러한 사실이 미국 코카콜라 본사에도 전해져 코카콜라 회사는 자신들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환타를 1960년 정식으로 인수하였고, 1968년 오렌지 맛과 포도 맛의 환타를 미국에도 처음 출시하였다.

‘Fanta’의 탄생과정을 더듬다 보면 히틀러가 나오는데, 환타를 개발하게 만든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는 바로 그가 아닐까 한다 … (인터넷 서핑 과정에서 몇몇 자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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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많이 흘러가 버렸다. ^^

보드카의 Absolut (e생략), 휴대폰에서의 LAZR (Lazer의 e생략) 등도 생략에 의해 탄생한 브랜드라고 이야기하면서 본론으로 돌아와야 하겠다. 지금은 생산되지 않지만 현대자동차의 Excel 자동차도 Excell의 ‘l’을 없애버린 생략 브랜드이다. 그런데 이러한 생략기법이 사용된 네임은 하나의 기법이라고 보기에는 ‘量’ 측면에서 많지는 않다. 왜일까?

생략기법은 기본적으로 자연어 (사전에 그 의미가 실려 있는 말)를 기반으로 한다. 그리고 다수의 자연어는 해당 산업에서 이미 상표등록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과로 생략기법에 의한 등록상표는 상대적으로 탄생하기 어렵다. 어쩌면 생략기법에 의한 네임 개발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나타나기 어려운 네임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추정해 본다.

생략기법 브랜드의 일반적인 장점
– 자연어와 연동되어 있기에 목표 이미지가 잘 나타난다.
– 생략기법의 특성상 간결하다.
– 조어와 같은 독특한 네임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생략기법 브랜드의 일반적인 단점
– 등록 가능한 네임 개발이 어렵다.
– 다양한 Creative 발휘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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