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현장 1 (롯데家와 롯데브랜드)

브랜드현장 1 (롯데家와 롯데브랜드)

By on 2015-08-01 in Brand Column | 0 comments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나오는 여주인공은 샤롯데 (Charlotte)이다.

변호사였던 젊은 베르테르가 상속사건을 처리하러 어느 마을에 갔다가 샤롯데를 알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슬픔은 시작된다. 샤롯데에게 약혼자가 있고(알베르트), 그 둘은 결혼을 하게 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샤롯데의 사랑을 얻지 못한 베르테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하게 된다는 것이 개략적인 줄거리이다.

1774년에 발간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240년의 역사를 뛰어 넘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여주인공 샤롯데 때문이다.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주식회사 롯데를 설립한 것이 그 시초이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처럼 롯데그룹의 ‘Lotte’는 젊은 베르테르를 슬프게 하고 자살에까지 이르게 한 Charlotte에 어원을 두고 있다.

2015년 7월 현재, ‘Lotte’에게 구애를 펼치는 두 형제들로 인해 ’왕자의 난‘, ’형제의 난‘ 하면서 각종 언론이 시끄럽다.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간의 치열한 경영권 분쟁이 시시각각 언론에 보도되는 중이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중심을 이루지만, 롯데그룹의 이야기에서는 싸워서 이겨야 하는 절박함이 가득하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이 8월에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 그 이후에는 ‘Lotte’에 대한 사랑이 누가 더 강했는지 나타날 것 같다. ’Lotte’의 입장에서도 누군가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브랜드

‘L’로 시작하는 ’Lotte’는 브랜드 측면에서 보더라도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럽다. 2음절로 간결성도 도드라지고 식품, 제과, 음료, 호텔, 백화점, 쇼핑 등 생활밀착형, 소비재가 많은 사업 특성과도 잘 어울린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L’이 가진 이미지 확장성이다. Love, Life, Like, Leisure, Lead 등 감성적이면서도 앞서가는 느낌이 그것이다. 그런데, 2015년의 ’Lotte‘는 Late, Leak, Leave, Less, Lose의 이미지로 자꾸만 기울어지고 있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도 살 사람은 살아야 한다. 집이 무너지고 논밭이 파괴되어도 내년을 기약하며 힘을 내야 하는 것이 살아남은 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주저앉아 버리면 슬픔만 남고 희망은 사라진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나면 얼룩지고 피폐해진 ‘Lotte’라고 하는 브랜드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Lotte’에 대한 좋았던 기억은 멀어지고 가족간 분쟁사, 분쟁과정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은 더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살아남은 누군가는 그 일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Lotte’라는 브랜드가 아니라, Sotte, Motte 등 다른 주인공을 내세워서 ’Lotte’처럼 성장시키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잠재울 수 있는 묘약은 없을까? ‘Lotte’를 사명이자 브랜드로 선택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가지고 있지 않을까? 누군가 왕이 되면 형제자매 모두가 왕국을 떠나야 하는 이조 시대도 아니고… 절묘한 한 수로 가족간의 불화도 회복하고, 그룹도 건실하게 발전하는 그러한 ’Lotte’의 미래가 펼쳐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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