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네이밍과 유통의 변화

브랜드 네이밍과 유통의 변화

By on 2018-12-31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뜻한 바 있어 온라인마켓을 기웃기웃한지도 얼추 1년 정도 됩니다.

처음에는 상품 소싱을 할 줄 몰라 블로그에 위탁판매하고 싶다고 올려보기도 하고, 지유통상 대표님에게 부탁하여 머플러, 장갑 등의 사진을 찍고 하면서 부산도 떨었지요.

덕분에 격변 중인 유통시장을 보는 눈이 조금은 넓어졌습니다. ( 그것이 실제 판매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

유통시장의 격돌

유통의 가장 큰 화두가 오프라인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등)과 온라인 간의 싸움으로 이야기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습니다.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온라인마켓은 태풍처럼 백화점, 대형마트를 초토화시키고 있지요.

오픈마켓 (11번가, 지마켓, 옥션 등)과 소셜커머스(쿠팡, 위메프 등)의 전쟁도 막바지인 듯 보입니다.

온라인유통을 하는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소셜커머스가 점차 밀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소셜커머스의 상당 영역이 오픈마켓화되고 있지요.

필자가 입점해 있는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는 점차 힘을 키우는 중입니다. 중국의 ‘타오바오’를 벤치마킹하면서 한국적 특성을 접목시킨 것이 스마트스토어입니다. B2C, C2C의 장점을 살린 방식이지요.

2018년이 저물어 가는 이 시점에 ‘타도 네이버’의 선봉장인 카카오톡이 드디어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습니다. 더 이상 스마트스토어가 커지는 것을 방관만 할 수는 없었겠지요. ‘톡스토어’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톡스토어’의 구조는 아직 잘 모르겠더군요. 전 국민의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플친맺기를 통해서 시장을 순식간에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마다 수백 명씩의 카카오톡 친구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을 ‘플친’으로 끌어들일 수 있지요. 이론적으로는.

유통시장의 변화

또 다른 화두는 네이버의 검색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유튜브의 온라인마켓 진출입니다.

이미 10~20대 사이에서는 유튜브 검색이 네이버 검색을 능가했다고 합니다. 그 파워를 이용하여 유튜브가 온라인마켓으로 들어온다면, 이 역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브랜드 관점에서 본다면 또 다른 유통 파이프가 개통되는 셈입니다.

여기에 본격적으로 온라인마켓에 진출하지 않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도 조만간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온라인 영역에서 힘깨나 쓴다는 모든 거인들이 군침을 흘리고 호시탐탐 노려보는 곳이 ‘온라인마켓’입니다.

이제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볼까요.

중국의 거대한 온라인마켓 회사인 알리바바가 ‘직구’라고 하는 시장을 바탕으로 한국으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동남아 1위 온라인마켓인 ‘라자다’를 이미 인수하여 동남아 온라인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중입니다.

미국의 아마존은 언제까지 가만히 있을까요?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지마켓, 옥션은 미국 이베이의 계열사입니다.

미국, 전 세계적인 아마존의 위상과 파워를 고려해 볼 때 그들의 진출 역시 멀지 않았다고 판단됩니다. 아마존은 일본 진출 몇 년 만에 일본 1위의 온라인마켓인 ‘라쿠텐’을 몰아내고 일본 1위의 온라인마켓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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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약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과 달리 지속적인 매출 확대가 일어나고, 각 거대 시장간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마켓을 알아야만 ‘브랜딩’이 보다 수월해 질 수 있습니다. 온라인 마켓은 오프라인에 진출하기 어려운 중소 브랜드의 전쟁터를 넘어서서 대형 브랜드의 격전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브랜딩 전체가 아니라 네이밍 측면에서만이라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몇몇 가이드라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째. 평범한 네임은 주목률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브랜드네이밍1

어디에서 본 듯한 네임,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네임은 기존 수많은 경쟁 브랜드에 치여서 눈에 잘 안 보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잠깐만이라도 ‘네이버 쇼핑’에 들어가서 아무 품목이나 입력해 보시면, 오프라인에서 잘 알지 못하던 다양한 브랜드가 상위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시게 될 것입니다.

온라인에서의 유통 속도는 오프라인에서의 유통 속도와 다릅니다. 브랜드가 성장하고 쇠퇴하는 것도 한순간입니다. 빠르게 전파되고 순식간에 매출이 발생됩니다.

그러한 온라인마켓에서는 변칙이 정칙이 되고, 마이너가 메이저로 바뀌는 사례가 종종 나타납니다. 온라인에서의 성공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따라서 브랜드 컨셉과 맞는다면… 눈길을 먼저 사로잡을 수 있는 네임이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식당, 카페 등 서비스 영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둘째. 한글의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브랜드네이밍2

네이밍의 세계도 분명 유행이 있습니다.

문장형 네임이 히트치기도 하고, 이니셜 스타일이 돋보이기도 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오랫동안 변하지 않을 것 중 하나는 ‘한글’ 브랜드가 점차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점입니다.

소비자들이 더 이상 서구적 세련미에 감흥 받아 지갑을 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차트를 휩쓰는 시대입니다. 국내에서의 구조적, 심리적 불만과 상관없이 ‘한국’이라는 이미지는 점점 올라가는 상황입니다. 한글은 ‘한국’을 대표하지요.

셋째. 중소기업도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면서 네이밍을 해야 합니다.

브랜드네이밍3

이 경우에도 한글은 큰 도움이 됩니다.

대부분의 한글 네임은 국내기업이 해외에 등록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국내에도 상표등록이 되어 있겠지요. 이를 걸러내고 해외로 나가는 것이기에 큰 만큼 등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외국회사가 ‘한글’을 브랜드로 채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한글이 반드시 발음하기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삼성, 현대’ 등과 같은 사례는 발음이 어렵다고 할 수 있지만, 랑스레(Lasgsre), 바나브 (VANAV) 등 한글을 차용하면서도 알파벳화가 용이한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처럼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일 수 있다는 것은 네이밍의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자부심은 브랜드 스토리, 패키지 등에서 마음껏 활용해도 됩니다.

넷째. 지나치게 유행을 따라가면 안 됩니다.

브랜드네이밍 6

유행어 등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온라인이 지배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브랜드는 기본 속성상 장기전에 능해야 합니다. 최근 유행하는 스타일의 네임은 몇 년 만 지나도 구시대적 감각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브랜드 파워가 금방 약화되지요. 그러한 점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네이밍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탐정

제품을 만들고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엄연히 제조업체의 권한이고 불가침 영역이지만, 시장에 브랜드가 나간 이후의 결정권자는 소비자임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그들이 선택하지 않으면 해당 브랜드는 아무런 능력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제조에 충실했던 회사, 공기업, 자지체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내가 좋아야 남도 좋아한다’는 의식을 많이 가지고 계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의 ‘나’는 의사 결정권자이겠지요.

그런데 현실은 그 반대라는 것을 많은 마케터들이 알고 있습니다.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네임으로 중무장을 하고 시장에 나가도…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따라서 소비자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키워가는 것이 브랜딩의 기본 아닌가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브랜드가 자라주지는 않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브랜드 이미지간의 간극이 좁으면 좋을수록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시장에서 형성시켜 주는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전개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약간의 겸허함을 바탕으로… 마치 자식을 키운다는 관점으로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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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가 생긴 브랜드는 회사를 위해서 지대한 공헌을 합니다. 엄청난 이익을 남겨주기도 하고 회사가 어려워질 때도 ‘최후의 보루’로 기댈 수 있습니다. 그 브랜드를 아끼고 사랑하는 수많은 소비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

온라인마켓을 이해하면 할수록 제조와 유통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여전히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의 위력이 강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유통망에만 기대기에는 온라인마켓이 너무나 커졌습니다. 따라서 브랜드를 만드는 초기부터 모든 유통라인을 염두에 두고 브랜딩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가 된 듯합니다.

온라인마켓도 점점 세분화되어가는 중이기에 온오프라인을 통괄할 수 있는 브랜드 컨셉, 네임, 슬로건을 바탕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엮어낸다면 보다 빠르게 브랜드가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딩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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