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변경의 허와 실 6 (이니셜 사명, 무엇이 문제인가)

사명변경의 허와 실 6 (이니셜 사명, 무엇이 문제인가)

By on 2015-07-30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이니셜 사명은 영어사명의 한 종류이다. 일반적으로 알파벳 2개 혹은 3개로 이루어진 사명을 이니셜 사명이라고 한다.

사명변경의 허와실 6

널리 알려진 대기업 혹은 중견사가 사명을 변경할 때 가장 고심하는 것 중의 하나는 기존 사명이 가진 인지도, 선호도를 전이시킬 수 없는가 하는 점이다. 기존 사명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만 취할 수 있다면 … 참으로 금상첨화 아닌가? 많은 이니셜 사명이 그러한 기업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3M은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의 이니셜을 취한 것이다. IBM은 International Business Machines Corporation, HSBC 역시 Hongkong & Shanghai Banking Corp.의 약칭이다.

이는 국내기업도 마찬가지이다. Sunkyong의 SK, Korea Telecom의 KT, Gold Star의 이니셜로 보이는 GS 등등… KCC는 Kumkang Corea (Korea) & Chemical 의 약칭형으로 등장한 사명이다. (금강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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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와 같은 이니셜 사명은 대기업에서 다수 사용한 전례로 인해 중견, 중소기업에서의 선호도가 상당히 높다. 사명 변경 시 우선적으로 이니셜이 검토되는 이유도 기존 사명과의 강한 연결성을 부여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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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사명변경 사례에서 인용한 상기 예시는 이니셜 사명의 한계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없는 상태의 이니셜 사명은 이해도가 떨어짐은 물론 기억용이성도 높다고 볼 수 없다. 그들 (고객, 소비자)의 리그 속에 ‘우리’가 들어가야 하는데, 상상 이상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서는 그러한 행운이 잘 따라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왜 그룹사들이 이니셜 사명을 그렇게 선호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3알파벳으로 구성된 이니셜보다 2알파벳으로 구성된 이니셜 사명이 월등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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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본다면 2알파벳은 누구나 사용 가능한 일반어이다.(상표 측면) 많은 대기업이 이러한 형태의 2알파벳을 좋아한다. 왜일까? 그 비밀은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는 것에 있다.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는 것은 ‘선점효과’를 통해 ‘누구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수많은 메신저 앱이 쏟아져 나와도 카카오톡의 점유율이 90%이상인 것처럼, 이미지의 세계 역시 먼저 선점한 자가 주인이다. 2 알파벳 사명은 그러한 이미지 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부정경쟁방지법의 지원도 있다. 등록되기 어려운 네임이어도 널리 알려져서 브랜드로 바뀐 경우에는 독점적인 권리를 가질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널리 알려지게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러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이에 비해 3알파벳으로 구성되는 사명은 등록 대상이 되어야 하고, 타인의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등록이 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2알파벳보다 더 바람직하지만, 현실적으로 3알파벳이 등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한 경향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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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야기한 상표 이야기를 잠시 벗어나 상업등기와 관련된 측면을 살펴보자. 두 가지 사례를 찾아보고자 한다. 하나는 2알파벳의 ‘GS’이고 다른 하나는 3알파벳의 ’BN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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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사례에 인용된 회사들 모두가 GS그룹 혹은 BNK금융지주의 자회사라고 볼 수는 없다. 4,200만원의 공모전 상금으로 전 국민 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한 ‘BNK’의 경우에도 완벽하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앤케이‘를 확보한 것은 아니었다.

상기와 같은 결과는 CI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부각시킨다. 동일한 사명이어도 CI가 다르면 별개 회사 혹은 계열사가 아닌 것으로 일반인은 인식한다. 다수의 기업들이 지에스 혹은 비앤케이 사례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기에 자사의 CI를 특별하게 보호하고자 노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CI와 결합된 사명’이 해당 회사 내에서 가장 큰 통합브랜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부연한다면 중견, 중소기업에서 이니셜 사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면 업종표시어와 결합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싶다. 예를 들어, ‘주식회사 오씨아이’ 형태로 신규 사명을 확정하는 것보다 ‘오씨아이 바이오 주식회사’로 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이다. 중견, 중소기업이기에 전문성 확보에 유리하고, 유사 이니셜 사명이 많아서 생기는 이미지 함몰을 벗어나기에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방법이다.

다음은 이니셜 사명을 선호하는 이유와 문제점 그리고 이니셜 사명을 사용해도 부담 없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본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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