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의 가능성 –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 (2015년 2월 출원상표)

스토리텔링의 가능성 –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 (2015년 2월 출원상표)

By on 2015-03-24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상표는 왜 출원할까요?

이 뜬금없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신제품 출시에 따른 브랜드화를 위해서’로 정리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신제품의 이미지에 가장 알맞은 네임을 개발, 선택하여 브랜드로 사용하기 위해서 상표출원을 합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만 상표를 출원하지는 않습니다. 어느 날 문득 좋은 네임이 떠올랐는데 … 지금 신제품에 적용할 생각은 없지만 언젠가는 사용하리라 생각하면서 출원하는 상표도 다수입니다. 이러한 보관용 출원상표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 특허청은 3년 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불사용에 의한 취소심판청구’를 할 수 있도록 법적장치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그럼 또 다른 목적으로 출원되는 상표도 있을까요 ?

신제품,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해서 출원하는 상표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사촌이 먼저 땅 살까’ 걱정되어 출원되는 상표도 많습니다. 사용할 의사는 없음에도 남들이 사용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배가 아픈 것이죠. 보관용 출원상표의 일종이지만, 개념은 살짝 다르죠.

하기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가 지난 20~30년간 출원한 상표를 ‘개수’차원에서 인용해 본 것입니다. (특허청 전산자료 참조)

201502 출원사례

아무리 다품종 신제품을 출시하더라도 매년 수백 종의 신제품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인용사례의 상당수는 사용목적보다 다른 목적도 있지 않을까 추정이 가능합니다. (상기는 하나의 사례일 뿐 이보다 더한 경우도 있습니다.) 아주 미약한 사례이지만 단순 판매를 위해서 출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브랜드로 사용하기 출원되는 상표의 수가 가장 많고, 선점을 목적으로 출원되는 상표가 그 다음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여, 언젠가는 사용하리라 생각하면서 출원하는 상표와 같은 개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

이런저런 사유로 매월 출원되는 상표는 만여 건이 넘습니다. 2월에 출원된 상표는 11,673개 입니다.

지난 1월에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의 대상은 전체 출원상표의 25% 내외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 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이 1월만의 특수현상인지 아니면 보편적인 현상인지 이번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201502 언어별

상기 도표는 2월에 출원된 상표들의 언어별 분류입니다. 지난 1월과 비슷한 패턴이죠.

이처럼 대부분의 네이밍은 ‘상징형’ 입니다.

네이밍의 세계에서는 직설적 표현보다 간접적인 방법으로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징형 네임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직설적 의미의 네임보다 유리합니다.

1. 상표등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

네임이 해당 제품의 특징이나 용도 등을 직접적으로 나타낼수록 상표등록이 힘들어집니다. 이런 바 특별현저성이 약화되는 것이죠. 누구나 사용가능한 네임으로 판단될 소지가 높아집니다. 상징형 네임은 이런 측면에서 직설적 표현보다는 유리하지요.

2. 트렌드의 함정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나 트렌드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네이밍의 세계에서 본다면, 문장형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약칭형이 다수 나타나는 것이 그러한 사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에 부합하는 것은 해당 시점에서는 비교적 높은 주목을 받을 수 있으나, 시기가 지나면 올드한 이미지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 민감하다는 것은 미래 시점에서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상징형은 트렌드와 다소 무관하기에 그러한 트렌드의 함정에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장수 브랜드’기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뜻입니다.

3.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해 가는데 유리합니다.

상징적이라는 것은 제품 특징과 무관하다는 뜻입니다. 직설적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이지요. 따라서 미투 브랜드가 등장할 소지가 많지 않습니다. 허니버터칩처럼 … 일반적인 용어가 사용된 네임은 그와 유사한 스타일이 금방 출현하지요. 그렇지만 ‘하이트’처럼 제품 메뉴, 특징 등과 무관한 네임은 유사한 스타일이 등장하더라도 선두 브랜드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이러한 상징형 네임의 최대 약점은 초기 런칭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마케팅 비용이 적은 회사일수록 치명적인 약점이죠. 장기적으로 사용하더라도 제품 특징과 이미지가 잘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장단점은 직설적 표현의 장단점과 반대가 됩니다.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의 주 대상이 되는 직설적 표현은 대기업보다는 마케팅 비용이 많지 않은 중견, 중소기업 나아가 개인이 사용하기 용이한 네이밍 방법입니다. 무엇보다도 네임 그 자체가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기에 많은 홍보비를 사용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쉽게 이해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네임 그 자체에서 스토리텔링이 나옵니다. 더 나아가 ‘Fun’을 선사함으로써 그만큼 고객들을 무장해제시키고 편안한 마음으로 제품, 서비스를 바라보게 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본 칼럼은 대기업보다는 중견, 중소기업에서 원용할 내용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을까 추정합니다.

각설하고 지급부터 2월의 재미있는 브랜드 네이밍 사례를 찾아보겠습니다.

슬로건 활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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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건) 고래도 춤추게 하는 낙지 / 고추낙지 (식당)
슬로건) 달콤한 고기나라 / 달고나 (고기)
슬로건) 독한선생 K / 독선생K (개인교수업)
슬로건) 발끝에서 정수리까지 완전 소중한 그녀 / 발정소녀 (식당, 카페)
슬로건) 살맛나는 뜰 / 살뜰 한의원 (병원)
슬로건) 육고기 사관학교 / 육사 (식당)
슬로건) 특별한 목동 고깃집 / 특목고 (고기 전문점)

지난 1월처럼 슬로건이 동원된 약칭형 브랜드 사례만 모아 본 것입니다. Fun Image도 주면서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네임 그 자체가 스토리텔링을 향한 출발점 역할을 하지요.

슬로건) 마시자, 누구랑? 나랑 / Manura (맥주 전문점)
슬로건) 빨대로 콕 찍어 깔끔하게 / I ♥ Yogurt 쪽쪽 (요거트)
슬로건) 즐겁게 굽는 닭 / 뻔뻔닭 Fun Burn Chicken (치킨 전문점)

상기는 정통방식의 슬로건입니다. 브랜드가 가져야 할 의미를 보완하거나 확대하는 역할을 슬로건에 부여하는 방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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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각 산업별 재미있는 네이밍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입니다. 먼저 일반 제품의 사례를 보겠습니다.

일반 제품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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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위이고, 칼입니다. / 다잘라 (가위, 칼)
설국열차보다 멋있고 맛있다 ~ / 떡국열차 (관광, 잡지 외)
앙증맞게… 그렇지만 전할 말은 다 있는 듯 / 먼지몬지 (마스크, 인형)
빨강 보석, 파랑 보석, 노랑 보석 ~ 모두모두 ! / 빨파노 (보석)
사시사철의 또 다른 표현 ~ / 봄가여울 (비료)
까칠하게 … 신으리 / 까시리 (신발, 의류)
와우 ~ 멋진 걸 ! / 맵시워킹 (신발, 의류)
탁월한 Creative에 Fine, Thank You ^^ / Fine 10:Q (양말)
누가 입어야 되는지 금방 이해되는 ~ /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열 달 (의류 등)
목격자가 있는 한 뺑소니는 없다 ! / 목격자 (차량용 블랙박스)
편하고 친근하게 … / 이좋은 날 (치약)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어요 ~ / 아나픈겨 (통증 완화제)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싸악 ~ / 알리바바 (행주, 걸레 등)
엄마 마음을 담아서 …/ 어부바 (유아용 샴푸 외)
안하는 남자보다는 호감이 몇 배나 ~ / 하는 남자 (화장품)
알아보니, 알아봤더니 … 이것이 최고 ! / 알고나니 (화장품)
옷깃만 스쳐도 눈길이 느껴지는 ~ / 뽕~ 가네 (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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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분야는 신토불이의 영향으로 한글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강한 분야이지요. 그렇지만 2월에는 상대적으로 量이 많지는 않군요.

식품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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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리 가득한 들판 / 귀한들 (귀리, 빵 등 포함)
청정, 자연의 선물 – 그렇지만, 너무 대놓고 이야기하니 ~ / 고맙다 ! 양양 (농수산물)
먹어봤새우 ^^ / 안녕하새우 (새우, 새우튀김)
어머니가 아니고 … 魚많이 / 어마니 (생선)
술이 확 ~ / 깬데이 (숙취해소 음료)
귀뚜라미 비아그라 / 귀뚤그라 (식용곤충)
맛있다고 난리 났어요 ~ / 야단법석 (식품, 식당)
참 고소할 것 같은 느낌 / 꼬솜 (전통과자)
해남에서 온 배추입니다 (번역^^) / 해남배차지 (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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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의 위기라는 말이 너무나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그렇지만 네임이 가지는 파워를 바탕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자 하는 출원상표도 상당히 많습니다. 스토링텔링을 부담 없이 전개할 수 있는 분야가 식당, 요식업 아닌가 합니다.

식당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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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 드실 땐 더 곱쏘 ^^ / 그대얼굴이참곱쏘 (곱창 전문점)
굽는 사이에 한잔 ~ / 9242 (꼬치구이 전문점)
네이밍 스토리텔링의 전형 / 서동과 선화공주 (마 주스 전문점)
번역 – 맛있어서 뭐라고 나무랄 것이 없다 / 맛있어가 칼게없다 (막창 전문점)
슈퍼마켓 아닙니다 ^^ (1월 출원상표 현황 정정) / 술퍼마켓 (식당, 주점)
아구찜이니까 … / 와구아구 (아구찜 전문점)
궁금하면 꼬꼬에 맥주 한잔 하러 오시지요 ~ / 뭐꼬뭐꼬 (치킨 & 비어 전문점)
맥주는 마시고 닭은 맛있고 … / 마시닭 (치킨 전문점)
편안한 즐거움이 가득한 ~ / 오늘도 우리집 (주점)
개는 뿔이 없지만, 커피에는 진한 맛이 있다 ! / 개뿔 (카페)
안녕, 달달한 집 ^^ / 하이달달 (카페, 제과점)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 다 나와 ! / 맥도리아킹 (패스트푸드 전문점)
언밸런스하기에 … 눈길이 가고 느낌이 오는 ~ / 피자굽는 돌하르방 (피자, 식당)
맛있어서 숨넘어가는 소리 / 깔닭깔닭 (일반 식당)
관자노리는 귀와 눈 사이 – 귀가 흥겹고 눈도 즐겁다 ! / 관자노리 (일반 식당)
노젓는 뱃사공이 그리워지는 ~ / 두만강 푸른 물회 (일반 식당)
눈에는 확 띄는데 … / 똥배 (일반 식당)
돈으로 돈 값하는 돈을 먹다 / 그놈의 돈돈돈 (일반 식당)
생각하는 오뎅은 어떤 맛일까? / 생각하는 오뎅 (일반 식당)
앞의 돈은 錢이고 뒤의 돈은 豚입니다 / 돈내고 돈먹기 (일반 식당)
윤동주 시인이 함께 한잔 하는 ~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고기 (일반 식당)
트렌드가 살아있다 / 요즘엔요맛 (일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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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다양한 분야에서 이야기꺼리가 있는 네임이 만들어지고 브랜드화되고 있습니다. 다음의 내용은 식당업을 제외한 다른 서비스 분야에서 나타난 재미있는 네이밍 사례입니다.

일반 서비스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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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먹고 힘 좀 내 보이소 ~ / 힘내소 (고기 판매업)
참 재미있을 것 같아요 ^^ / 깔깔마녀 농장 (곡물, 체험교육)
다양한 팝을 섞어 최고의 감동으로 ~ / 비빔팝 (공연업)
말씀만 하시면 ~ 구해드리겠습니다. / 구해주세요 (구매대행업)
손님은 ‘갑’입니다요 ~ / 갑질닷컴 (인터넷쇼핑몰)
알았어, 언니 ! / 네일#또와 (네일샵 운영업)
느낌도 좋고 이름이 참 예쁩니다 ^^ / 나음피부과 (병원, 화장품 등)
뒤태를 살려 줍니다 / 뒷벅찌 (병원업)
쌍바윗골이 아닙니다. 방이 필요할 땐 ~ / 방구 (부동산 앱)
세상을 제대로 보아야 인생도 제대로 보입니다 / 보고싶다 (안경 판매업)
그럼요, 잘 알고 있지요 ~ / 알조 rjo (앱, 소프트웨어)
질펀하니 한번 놀아봅시다 ~ / 놀판 (앱, 소프트웨어)
설치가 정말 빨라요 ~ / 애비뚝딱 (앱, 소프트웨어)
한글(알아 봐)도 좋고 영어도 좋은 … / 아라바 ARABA (앱, 소프트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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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에 인용된 네임은 2015년 2월에 출원된 상표에 한했습니다.
* 인용된 네임에 대한 의견은 필자의 주관일 뿐 그 이상,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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