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브랜드4 (네임 패턴)

정책브랜드4 (네임 패턴)

By on 2016-10-11 in Brand Column | 0 comments

특별히 선별한 38개의 정책브랜드가 어떤 스타일의 네임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분석하는 시간이다.

분석에 앞서 이해해야 할 내용이 하나 있다. 정책브랜드 분석은 일반적인 제품, 서비스 네임의 패턴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상표등록을 전제로 개발되는 대부분의 네이밍 프로젝트는 발음을 상당히 중시한다. 물론 의미도 매우 중요하지만, 광고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발음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는 후보안이 선택될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다. 더한다면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여있는 관계로 극단적인 ‘차별화’를 추구하는 경향도 있다.

이에 비해 정책브랜드는 현실적으로 거의 경쟁 환경에 놓여있지 않으며 발음보다는 ‘의미’ 추구에 더 많은 공을 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물론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이 비슷하기에 어떤 측면에서는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으나, 근본적인 측면에서 그것을 ‘경쟁’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정책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제품, 서비스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더 까다롭고 최종안을 확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 비슷비슷한 단어 중에서 어느 키워드를 선택할 것인가?

* 정책이 지향하는 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한가? 독특한 이미지로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브랜드가 바람직할까?
* 일상용어를 바탕으로 정책브랜드를 만들까? 잘 사용하지 않지만 특이한 단어를 사용할까?

상기 고민은 정책브랜드를 선정할 때 나타나는 고민 중 일부분이다. 일반적인 상품, 서비스 네이밍과는 선정 기준 자체가 다른 것이다. 그러한 관점을 배경으로 하면서, 정책브랜드의 네이밍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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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하더라도 전통적인 네이밍 패턴 분석 기법을 완전히 배재할 수는 없다. ‘분석’이란 용어 그 자체에는 이미 ‘방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1) 네이밍 패턴을 분석하는 가장 좋은 첫 번째 방법은 언어별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 영어인가? 한글인가?

2) 그 다음으로는 해당 언어의 어떤 특성을 살렸는가 하는 검토도 필요하다.

– 영어라면 두 단어를 결합하였는가? 아니면 합성하였는가?
– 한글의 경우에는… 특별히 직접 표현인지 간접 표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나아가 의미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지 간접적으로 드러나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는 언어 혹은 형태와 무관하다. 목표 이미지 전달 방법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상과 같은 방법으로 정책브랜드를 분석하다 보면 기존 정책브랜드의 네이밍 패턴이 어떠했는지 개략적인 윤곽이 나타나게 된다. 신규 정책브랜드를 만들 때, 상기와 같은 분석 결과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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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정책브랜드는 한글 중심으로 되어 있다.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한글(한자)이 가진 장점이 단점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물절약 / 복지로 … vs. … New Stay / Green Together

상기 4개의 정책브랜드를 대비시켜 보면 언어 선택의 장단점이 금방 드러난다.

한글의 뛰어난 장점은 의미가 ‘직설적’으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해당 정책브랜드를 보거나 듣는 것만으로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게 된다. ‘복지로’처럼 약간의 가공이 되어 있는 정책 브랜드도 ‘복지와 관련된 것이구나’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한글의 장점은 그대로 단점이 될 수 있다. 더 이상의 상상력을 북돋아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절약’은 물을 절약하자는 것 외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 이러한 결과는 잔상 효과를 불러일으키지 못하기에 쉽게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New Stay’를 생각해 보자. ’물절약‘과 반대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New Stay’는 기업형 주택임대사업 브랜드일 수도 있지만(그러한 정보를 이미 많이 접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사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Stay는 ‘방문’을 의미하기도 하기에 새로운 곳에 새롭게 방문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도 큰 무리가 없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기에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한글보다는 잔상효과가 높을 수 있다. 그러한 결과 역시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한다.

정책브랜드는 그 특성상 ‘한글 (혹은 한자)’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 제품 혹은 서비스 브랜드와 대비하여 한글의 장점을 흡수하기 좋은 구조 때문이다. 물론 일반적인 이야기일 뿐 정책의 특성, 기대효과 등을 염두에 두면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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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한글 정책브랜드 29개를 들여다보자.
2단어 이상이 결합한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일부 슬로건 혹은 문장처럼 보이는 정책브랜드도 있다.

바른땅 / 새뜰마을… vs. 배려는 마음의 법 / 비정상의 정상화

단어 결합형으로 구성된 ‘바른땅, 새뜰마을’ 등과 비교하여 ‘배려는 마음의 법, 비정상의 정상화’ 등은 문장 혹은 슬로건처럼 되어 있다. 이러한 구조는 직관적이고 바로 이해할 수 있지만 너무 길어서 번거롭다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특정 형태가 다른 형태보다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난센스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이 역시 정책의 올바른 집행, 효과 등을 염두에 두면서 판단해야 하는 개별 문제이지… ‘특정 형태가 바람직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간결, 정확’한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반적인 우수 네임 기준을 염두에 둘 필요는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인용된 자료를 바탕으로 본다면 영어의 경우에는 ‘웨비게이션’ 외 모든 정책브랜드가 결합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New Stay, Korea Sale FESTA, Yes FTA 등과 같은 구조이다. 재해석을 해야 하는 언어 특성 상 가급적 쉬운 단어를 사용하여 이해도를 높이고자 하는 특성을 보인다.

* 이제 마지막으로 의미전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정책의 내용, 효과 등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람직할까?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하기와 같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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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 분석표에 나타난 것처럼, 다수의 정책브랜드는 정책의 내용이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기를 원한다. ‘생활안전지도, e나라재산’ 등 정책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굳이 의미를 알기 어려운 용어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렇지만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하나의 예를 든다면, 필자가 ‘새뜰마을’ 브랜드 선정과 관련하여 지역발전위원회에서 협의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이야기가 많았다.

정책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나타낼수록 정책의 수혜자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것이었다. 취약지구를 개선하여 살기 좋고 건강한 마을로 가꾼다는 것이 정책의 취지인데… 그 내용을 그대로 정책브랜드에 반영한다면 ‘여기가 취약지구였습니다’로 보이게 될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직접 표현이 어려울 경우, ‘고소애, 희망의씨앗’ 등과 같은 약간은 상징적인 정책브랜드로 전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정책브랜드 개발에 있어서도 적정 수준 이상의 상상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직설적인 의미를 담은 한글 단어형’구조가 정책브랜드의 가장 큰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용이한 형태로 정책의 내용도 구체적으로 나타내려 하다 보면 … 자연스럽게 그러한 스타일로 귀결이 된다.

따라서 정책브랜드를 개발하는 초기에 ‘일반적인 정책브랜드 패턴’을 준용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아닌가 하는 것을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좋은 정책브랜드 개발’의 기초가 되지 않을까 한다.

지극히 당연하고 재미없는 결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