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를 위한 아홉 가지 브랜드 상식 (CI와 BI)

창업자를 위한 아홉 가지 브랜드 상식 (CI와 BI)

By on 2015-02-25 in Brand Column | 2 comments

브랜딩리드의 대표 최낙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창업자를 위한 브랜드 상식의 여섯 번째 검토로 CI와 BI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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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은 말하라면? ‘태극기’라고 이야기할 사람이 많을 듯하다. 그럼 기독교를 상징하는 것은 ? 십자가 !

이처럼 그 무엇을 상상할 때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간결한 상징체계가 있다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이러한 상징체계가 언어 혹은 디자인으로 나타난 이유는 ‘귀로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집약적이고 직감적이고 지속적이기 때문이다.

태극기와 십자가

그러한 언어, 시각요소의 상징체계를 기업으로 옮겨온 것이 CI이다. CI는 Corporate Identity의 줄인 말로서 ‘기업 이미지 통일화’라고 부른다. 마찬가지로 BI는 Brand Identity의 약칭이고 이 역시 브랜드이미지 통일화로 번역될 수 있다. SI는 Store Identity, UI는 University Identity, EI는 Event Identity 등으로 이야기되는데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것은 Identity이다.

그러면 Identity란 무엇인가? 국어사전에서는 아이덴티티를 ‘정체성’이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그리고 정체성이란 ‘변하지 아니하는 존재의 본질을 깨닫는 성질’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설명도 어려움^^) 다른 개념으로는 ‘자기 동일성’이라고도 하는데 ‘타인과 구별되는 한 개인으로서 현재의 자신은 언제나 과거의 자신과 같으며 미래의 자신과도 이어진다는 생각’이 ‘자아 동일성’이라는 개념이라고 한다. 바뀌지 않는 성질 혹은 본질이 ‘Identity’ 아닌가 한다.

아이덴티티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

사람에 대해서는 ‘미쳤다’는 표현이 유사하고, 기업에 대해서는 ‘신뢰성 상실’이란 표현이 어울릴 것이다. 아침에 이야기한 말 다르고 저녁에 이야기하는 말 다르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기업이 동일한 제품을 오늘은 20원에 팔고 내일은 10원에 판다면 우리는 그 기업의 가격을 신뢰할 수 있을까? (이벤트일 경우는 제외)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기업 이미지 통일화이며, 이를 네임이나 디자인으로 전개한 것을 우리는 CI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CI라는 개념 속에는 의식의 통일화, 행동의 통일화 등 기업문화 개념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상당히 복잡한 용어 설명을 필요로 하기에 생략하도록 하겠다. 따라서 본 장에서는 CI, BI라는 용어의 개념을 Design에 한정한 용어로 사용하고자 한다. (참고 : CI란 무엇인가? blog.naver.com/brandcontest/220024678497 )

CI 구성요소

왜 CI가 중요한가?

홈페이지, 명함 등에서 대부분의 상호는 심볼마크나 로고로 정리되어 표현되고 있다. 이는 그 회사가 지향하고자 하는 방향을 간결한 상징체계(디자인)로 요약하여 표출하였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홈 페이지 등에 들어가 보면 그러한 스타일의 심볼 혹은 로고를 왜 그렇게 디자인하였는가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경우가 많다.

CI 의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왜 그렇게 CI을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규정을 준수하려고 할까? 기업이 고객을 만나는 접점은 굉장히 다양하다. 때문에 홍보 부로셔에서부터 홈페이지, 간판, 명함, 쇼핑백, 더 나아가 광고, 패키지 등에서도 보증, 인증을 위한 출처를 정확하게 밝혀주어야 한다. 그 때마다 적용된 회사 로고가 다르고 칼라가 다르다면? 소비자들이 혼란에 빠지는 것은 당연하다. 더 나아가 관리가 안 되는 회사로 의심할 수도 있고 그것은 회사에 대한 신뢰감 상실로 이어질 것이다. CI는 그러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해 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것이다.

따라서 보증을 위한 최소한의 안정장치로서의 CI는 마케팅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마트에서 식품 하나를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원료, 제조일자, 제조원 등을 살펴보게 된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구입하고 싶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소비심리이다. CI는 그러한 상황에서 해당 기업을 믿게 만드는 – 즉 신뢰보증의 핵심 수단이다. 신뢰를 받기 위한 보증 디자인이 제품마다 다르게 되어 있다면 …

이는 옥외간판, 명함, 쇼핑백 등에도 공통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회사가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에서 동일한 이미지를 주고자 하는 것이 CI의 핵심이다. 다만 동일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아서 통일성을 강조하는 것이지 똑같은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각각의 매체는 각각의 매체가 가지는 특성이 있다. 홈페이지는 사이버 공간에 맞게 디자인되어야 하고 명함은 명함답게, 쇼핑백은 쇼핑백답게 디자인되어야 한다. 따라서 CI는 변하지 말아야 할 요소와 변해도 상관없는 요소로 나누어진다.

CI 디자인 구성요소

상기에서 기본형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변하면 안 된다고 보는 상징체계다. 이 부분이 변하면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지거나 약화된다. 그렇지만 응용편이라고 표현한 부분은 각 매체의 특성에 맞게 디자인이 적용되어야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응용편에 적용되는 사례는 각 매체마다 조금씩 디자인이 달라질 수 있다. (전체적인 통일감을 흩어지게 하지 않는 범위에서)

창업 시에 CI디자인을 창업자가 직접 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상징체계를 나타내는 것이기에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목표를 가져야 하는 것이 CI디자인이다. 당연히 CI전문가가 담당해야 하는 프로젝트이다. 상기와 동일한 개념으로 적용되는 BI 역시 창업자가 직접 진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외부에 맡긴다고 하더라도 CI 혹은 BI의 지향 방향을 설정하고 최종안을 선택하는 것은 창업자의 몫이다. 외부전문가의 추천의견을 따를 수도 있지만 그 역시 본인이 보기에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판단되었기에 추천의견을 받아들여야지 그렇지 않다면 또 다른 낭패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창업자는 CI 혹은 BI 디자인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를 통하여 CI, BI를 개발하는 전문 디자이너에게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나아가 최종안 선정이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분류되고 있는 CI형태 (BI에도 고스란히 적용됨)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CI 디자인 형태분류

각각의 형태에 대한 간단한 장단점을 언급하면 다음과 같다.

심볼마크 사례

먼저 언급된 심볼형은 규모성을 확보하는데 상당히 유리하다. 규모가 있어 보인다는 이점은 창업자 뿐 아니라 모든 기업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과거 많은 CI가 이러한 스타일의 디자인을 도입하였는데 그 이유는 ‘규모성’ 강조가 용이하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런데 심볼 스타일의 최대 단점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이 대단히 나쁘다는 점이다. 생각해 보자. 상호도 알리고 심볼도 알려야 한다면 그만큼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 회사 이름도 모르는데 심볼을 알리기는 더 어렵다. 또 하나의 문제는 CI는 엄연한 상표이기 때문에 상표등록에서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런데, 유사한 디자인이 있다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간판을 떼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심볼형의 경우, CI유사로 인한 상표분쟁 사례는 상당히 많음)

상기 결과로 인해 심볼 스타일의 CI는 전 세계적으로 점차 퇴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것은 호, 불호의 문제이기에 기업마다 다르고 브랜드마다 다를 수 있다. 통계적으로 심볼 스타일이 더 이상 많아지지 않는 것 같다고 이야기할 뿐이지,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심볼 스타일이다.

워드마크 사례

그 다음의 워드마크 스타일은 심볼마크의 장단점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주는 디자인이다.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디자인하지 않은 듯 디자인한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최대 장점은 커뮤니케이션 효율성이라고 하겠다. 별도의 심볼마크를 따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워드마크 스타일의 최대 단점은 어쩐지 작아 보인다는 것이다. 무언가 거창하게 내세우는 것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겠다. 한국에서 워드마크 스타일이 대형 트렌드로 굳어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규모성’ 약화인데 … 국민성과도 약간 연계되어 있지 않나 싶다.

그렇지만 지금은 워드마크가 대세이다. 선진국일수록 그러하다. 워드마크 스타일은 단순 워드마크 스타일과 일부 디자인을 결합한 복합형 워드마크 스타일로 다시 나누어진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가미하여 디자인한 느낌을 주기에는 복합형이 더 호평 받을 듯 싶다. 그렇지만 그것은 창업자의 기호일 뿐 아이덴티티 전개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고 보면 된다.

콤비네이션마크 사례

심볼마크와 워드마크의 장점만 취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래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콤비네이션 마크이다. 콤비네이션 마크의 특징은 특정 형태 속에 워드가 위치한다는 것이다. 형태와 워드는 분리되지 않으면 동일한 형상으로 다양한 매체에 적용된다. 스마트폰을 통해 공급되는 다수의 ‘앱’ 브랜드는 이러한 콤비네이션 마크형태를 가지고 있다. 규모성도 있어 보이고 커뮤니케이션 효율도 높기 때문이다.

그러면 콤비네이션 마크는 장점만 가득할까? 세상에 그런 것이 어디 있는가? 이 역시 단점이 많다. 가장 큰 단점은 고정된 형태이기에 변형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정된 매체공간으로 인하여 적용이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더 나아가 배경칼라가 마크와 비슷할 경우에도 문제가 생긴다. 적용성이 어렵다는 것이 콤비네이션 마크의 최대 단점이라 하겠다.

이니셜마크 사례

이니셜 마크라는 것도 최근에 많이 등장하는 방식이다. 페이스북의 F, 네이버의 N 등은 이니셜 마크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이니셜 마크는 적용성도 훌륭하고 간결하기에 브랜드와의 연결성도 매우 높으나, 사용할 수 있는 이니셜의 한계가 가장 큰 단점이다. 알다시피 이니셜로 사용 가능한 알파벳은 26개에 불과하다. 수많은 기업이 해당 26개를 가지고 이니셜 마크화한다면 유사한 스타일이 안 나타날래야 안 나타날 수가 없다. 아래는 그러한 사례이다.

현대와 혼다

그 외에도 마크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상징화가 가능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상징체계로 적용이 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CI의 궁극적 목표는 회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미지를 통일화한다는 것이다.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창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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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CI와 BI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CI는 회사를 이야기하고, BI는 브랜드를 이야기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다. 기업을 설립하여 운영하다 보면 다양한 브랜드가 나올 수 있다. 그렇지만 다양한 CI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결국 BI는 CI속에 편입되는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데 그런 측면에서 CI는 통합브랜드 역할을 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CI는 경영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BI는 마케팅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도 있다. 경영은 효율성도 중시해야 하지만 거시적이고 비전 지향적인 성격을 가져야 한다. 경영 속에는 고객도 포함될 수 있지만 내부 임직원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도 많이 포함된다. 어쩌면 내부지향적 성격이 상당히 강한 것이 CI의 특징이라 하겠다.

이에 비해 마케팅은 직설적이고 고객 지향적이다.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어야 하며 매출 및 순익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고객이 싫어하는 형태나 칼라는 금기시되어야 마땅하다.

마케팅의 특성을 중시하다 보니 BI에서는 심볼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심볼 스타일이 가지는 커뮤니케이션 비효율성은 마케팅 측면에서 볼 때 바람직한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CI와 BI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 다소 장황해졌다. 대부분의 CI, BI는 시각 디자인 전문영역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인 CI, BI의 개념을 창업자가 파악하고 있다면 보다 원하는 방향으로 디자인 전개를 요청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덧붙일 수 있는 한 가지는 CI, BI 디자인을 개발하는 목적에 대한 명확한 방향인식을 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예쁜 디자인을 얻기 위하여 CI, BI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CI, BI를 설명할 때 많은 전문가들이 인용하는 것은 ‘옷’의 비유를 드는 이유이다.

‘옷’을 예로 든다면 … 우선 옷이 우리 몸에 맞아야 한다. 이 뜻은 작은 옷은 안 된다는 것이다. 큰 옷은 입을 수 있어도 작은 옷은 입기가 너무 불편하다. 디자인이 아무리 예뻐도 나의 체형에 맞지 않으면 좋은 옷이 아니다. 무조건 큰 옷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CI의 수명주기를 5년 혹은 10년 등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현재의 상태보다 조금 더 큰 옷이 필요한 것이지, 너무 크면 안 된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직원이 늘어나면 그 때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어도 된다. 회사의 성장 속도에 따라 그 주기는 변할 수 있다.

예쁜 옷과 좋은 옷의 차이점도 마찬가지 측면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옷’은 내 스타일에 맞는 것이 우선이다. 남자가 여자 옷을 입으면 이상하게 보이는 것처럼 연세 드신 분이 아동복을 입는 것도 어색하다는 마찬가지이다. 이를 CI 에 적용해 본다면 창업하고자 하는 사업, 내 영역에서 내가 직원 혹은 관련인들에게 어떤 비전을 심어줄 것인가 하는 것이 CI의 요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BI에 적용하면 내가 고객에게 주고 싶은 ‘α’가 무엇인가를 찾아내서 그 ‘α’를 이야기할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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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자를 위한 본 칼럼은 청년창업자, 은퇴 후 자영업자 등을 염두에 두고 작성한 것입니다.
* 두서없이 틈틈이 쓰는 것인 만큼 다소 거친 문장과 내용은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