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와 BI가 다르다! – 1. 삼성CI로 생각해본 CI의 적용성

CI와 BI가 다르다! – 1. 삼성CI로 생각해본 CI의 적용성

By on 2015-02-25 in Brand Column | 0 comments

CI는 노출 빈도, 기업의 파워, 군중 심리 등에 의해 그 선호도가 좌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삼성’이니까 ‘좋다’의 개념은 CI분야에서도 유효합니다. SK가 만들었으니까, CJ제일제당이니까 …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국내 기업의 CI 중 ‘적용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것을 하나만 예시하라고 하면 CI전문가들은 어떤 사례를 들까요? 물론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쉽게 떠오르는 대표작은 ‘삼성’ CI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 CI이기에 그만큼 까다로운가 싶기도 합니다.

삼성CI사례

위의 사례에서 삼성 타원형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득’이 아니라, ‘독’으로 작용합니다.

왜 그럴까요?

삼성CI의 도입 초기부터 적용의 문제가 대두된 것은 사진3에 나오는 폴대형 사인이었습니다. 좌우조합의 적용, 즉 가로형의 경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심볼과 로고를 상하로 결합할 수 밖에 없는 유도사인 등에서 ‘삼성 심볼’은 작고 볼품없는 형태로 찌그러져 보입니다. 아무리 형태를 크게 키우고 싶어도 사인 형태를 변형시키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매체 특성 때문입니다.

상하조합의 문제는 기본 디자인이 잘못된 것이기에 계열사 사명을 앞에 위치시키고, 그룹 심볼을 후방으로 배치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사진1에 나타난 것처럼 그룹 심볼과 계열사 사명을 완전히 분리시켜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더 나아가 그룹 CI에서 로고만 따로 떼어낸 ‘SAMSUNG’은 가독성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로고 전체가 대문자 형태여서 읽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나마 타원형 속의 ‘SAMSUNG’은 상대적으로 인지하기가 용이합니다.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이미지화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타원형을 걷어내는 경우가 문제인데… 영미 언어권에서 보면 ‘SAMSUNG’은 그 자체가 읽기 어려운 알파벳 조합입니다. 따라서 가독성을 최대한 높여주어야 합니다. 소문자 형태로 전개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사전에 고려해야 했다는 뜻이지요. 오죽 답답했으면 사진2와 같은 사례가 생겼을까요 !

이처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의 CI도 ‘적용성’에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따라서 왜 이런 적용성 문제가 발생했는가 하는 것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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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는 CI는 흔치 않습니다. 회사를 대표하는 비전, 심볼을 만드는데 … 일부 제품에의 적용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설득력이 미약합니다. 大(CI)를 만드는 과정이기에 小(Brand)가 끼어들 여지가 별로 없지요. 그래서 적용성은 무시되고 규모성과 디자인 의미가 강조되는 그러한 CI가 탄생합니다.

그렇지만 매체와 결합하지 않은 채 홀로 있는 CI는 거의 없습니다. CI는 매체에 적용되어야 CI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명함, 사인, 차량, 광고, 패키지, 홈 페이지 등 CI가 위치해야 하는 매체는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더 나아가 CI는 Corporate Brand이기에 Category Brand나 개별 브랜드에 힘을 실어주는 ‘보증’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안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보검을 칼집 속에 넣어놓고 평생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칼집속의 보검은 보검이 아니지요. Galaxy, Zipel, SenseQ 등 개별 브랜드에 힘을 보태 줄 대표 브랜드의 지원은 언제나 절실합니다. Samsung Galaxy, Samsung Zipel, Samsung SenseQ는 ‘신뢰, 인지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 Galaxy, Zipel, SenseQ보다 몇 배나 강한 시장 지배력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는 ‘SAMSUNG’이라고 하는 브랜드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개별 브랜드가 시장 No.1이 되도록 할 수 있는 마케팅 실탄이 풍부한 회사입니다. 적어도 대한민국 내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런 삼성조차 통합 브랜드인 ‘SAMSUNG’의 힘을 빌린다는 것은 CI가 BI로 전이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시기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CI는 BI에 적용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브랜드 관점으로도 쉽게 이해됩니다. ‘삼성전자주식회사’는 분명 상호이지만, ‘삼성 노트북’은 브랜드입니다. ‘삼성’은 환경에 따라 상호가 되기도 하고, 브랜드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삼성그룹이 CI 도입 초기 이러한 사실을 몰랐을까요? 아마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다는 것과 결정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한 별개의 문제로 인해 CI를 도입한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디자인 관리는 지금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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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몇몇 대기업 CI를 검토하다 보면 삼성그룹 CI는 아주 사소한 문제를 가진 사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몇몇 그룹에서는 더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시하기가 부담스러울 뿐이지요. 특히 소비재 회사일수록 그 경향이 심합니다.

물론 CI와 BI가 동일해야 한다는 강제규범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동일하지 않을 경우 나타나는 문제점만 해결할 수 있다면 말이지요.

CI 혹은 BI는 Identity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런데 Corporate 측면의 Identity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데 … 이를 Brand로 전이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문제점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사례부터 검토해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습니다.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는 그 다음이지요.

첫 번째 사례는 풀무원입니다.
그 다음은 동원그룹/동원참치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하이트진로/하이트맥주를 선정해 보았습니다.

3개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풀무원, 동원, 하이트’는 각각 CI와 BI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 거의 다수가 알고 있는 기업,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3개 회사 모두 CI와 BI가 다르게 된 계기는 상이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동일합니다. 그룹 내에 2개의 태양이 뜬 것이지요. 커다랗고 희미한 태양과 작지만 강렬한 태양 – 명함에 있는 디자인과 패키지에 있는 디자인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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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 속 내용은 필자 자신의 주관적 의견입니다.
* 본 칼럼 속 이미지 사진은 해당기업의 홈페이지 / 네이버 이미지사진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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