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와 BI가 다르다! – 2. 풀무원 사례

CI와 BI가 다르다! – 2. 풀무원 사례

By on 2015-02-25 in Brand Column | 0 comments

대한민국 최고의 CI Concept를 자랑하는 기업은 어디일까요?

보는 분마다 의견이 다를 것이기에 가볍게 이야기할 내용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고’를 5개 정도로 늘린다면 그 중 하나는 풀무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풀무원 CI Concept는 세월의 흐름이 무색하게 지금도 변하지 않는 빛을 발합니다.

풀무원 CI Concept

하기는 홈페이지 등에서 CI Concept를 구체적으로 밝힌 몇몇 사례입니다.

CI Concept 사례

상기 널리 알려진 몇몇 CI의 사례와 비교해 보아도 CI의 지향성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것은 여전히 풀무원으로 보입니다.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은 고품격 이미지를 구사한 풀무원의 이미지 전략과 완전한 일치를 이루었습니다. 풀무원만큼 CI의 도움을 많이 받은 기업도 흔치 않을 것입니다. ‘풀무원’이 선점한 ‘건강한 자연’ 이미지는 국내 최대의 종합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조차 획득하지 못한… 최고의 브랜드 자산이니까요. 그러한 풀무원의 CI는 총 4번에 걸쳐 진화했습니다.

* 풀무원의 성장과정과 CI

풀무원 CI 변화과정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이 나타난 시점은 94년입니다. 이후 2005년에 CI Refine이 이루어지지만 94년의 Concept를 그대로 유지하는 수준입니다.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는 정도이지요.

마지막 CI 이후에도 풀무원의 비약적 성장은 계속됩니다. 그 결과 2005년 8,000억대 수준이던 매출액은 2013년 기준으로 1조 5,000억 시대를 맞이합니다. 두 배 이상 커진 셈이죠. 덩치에 비례하여 다양한 브랜드가 나타나게 되고 ‘풀무원’ 그 자체의 브랜드화도 가속화합니다. 홈페이지에서 인용한 풀무원 그룹 내 브랜드 현황은 하기와 같습니다.

* 풀무원 보유 브랜드

풀무원 브랜드 리스트

붉은 원으로 표시해 놓은 부분이 ‘풀무원’의 브랜드화를 전개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하지요. ‘풀무원’ 디자인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별도의 풀무원 BI가 만들어진 것이죠. 풀무원식품에서 출발한 별도의 BI는 풀무원샘물, 풀무원건강생활 등에서도 변형되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정리하면 하기와 같습니다.

* 풀무원 CI, BI의 브랜드 적용

풀무원 CI,BI 적용

풀무원의 CI는 원형을 유지한 상태로 브랜드에 적용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별도의 BI가 탄생한 배경을 설명하기 어렵지요. 그릇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일까요? 작은 제품을 담기에는 ! 그러나 한번 더 들여다보면 BI 역시 성공적인 결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풀무원의 CI와 BI를 같은 공간에 올려놓고 검토하다보면 BI가 더 강렬합니다. CI는 컨셉을 강조하기는 용이하지만 다양한 매체에 적용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운 구조이지요. 특히 브랜드로 전환시킬 때는 어려움이 더 커집니다. 제품 용어와의 결합성이 너무 미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BI도 적용성이 높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풀무원 BI는 그 자체만 놓고 보면 삼성그룹 CI처럼 콤비네이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에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 형태가 아니란 뜻입니다.

그 결과가 풀무원샘물, 풀무원녹즙에 나타나고 있지요. 배경이 되는 형태를 걷어내지 않으면 사용하기가 너무 버겁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풀무원샘물, 풀무원녹즙의 패키지 디자인입니다.

상기 검토내용으로만 본다면 풀무원 CI, BI 모두 ‘적용성’에 있어서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유연한 적용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기업에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면 어떤 디자인은 짝퉁처럼 오인될 가능성도 있었습니다. 그 상태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이것은 ‘풀무원’이 아닌 것 같은데 … 하는 오해를 받을 수로 있지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풀무원’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다소 복잡한 듯 하여 인용하지는 않겠지만, 대한민국 특허청이 설정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풀무원’ 상표권은 주식회사 풀무원이 가지고 있습니다. 유사상표가 나타날래야 나타날 수 없는 환경입니다. 수십개의 서로 다른 로고를 만들어도 그것은 풀무원이 만든 것이지 다른 기업은 만들 수가 없습니다. 제일모직의 갤럭시, 삼성전자의 갤럭시 … 와 같은 상황은 결코 생기기 않습니다.

갤럭시 사례

전 산업에서의 완벽한 상표권 확보가 별도의 풀무원 BI를 만드는데 기여하지 않았을까 추정도 가능합니다. ‘풀무원’에 버금가는 브랜드를 육성하기가 어렵기에 ‘풀무원’ 브랜드의 이원화를 시도한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풀무원’ 전체 브랜드의 이미지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까요?

어떤 분야에서든 이미지 분산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타겟이 동일한 경우에는 그 효과가 반감되지요. 이 때 타격을 입는 브랜드는 대부분 대중적 이미지의 브랜드입니다. 풀무원 BI는 그 지향점을 ‘생식품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CI를 적용하는 ‘풀무원’은 일반 제품이란 뜻입니다. 그 사실을 소비자들이 알면 알수록 풀무원 CI가 가지는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은 약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저것 담는 큰 그릇’이 되겠지요.

– – – – – – – – – – – – – – – – – –

* 본 칼럼 속 내용은 필자 자신의 주관적 의견입니다.
* 본 칼럼 속 이미지 사진은 해당기업의 홈페이지 / 네이버 이미지사진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댓글 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