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와 BI가 다르다! – 3. 동원그룹과 동원브랜드

CI와 BI가 다르다! – 3. 동원그룹과 동원브랜드

By on 2015-02-25 in Brand Column | 0 comments

식품, 생활서비스, 해양/물류사업을 기반으로 하는 동원그룹에서 소비자 접점이 가장 높은 회사는 동원F&B입니다.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F&B는 대형 종합식품사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볼 때 동원그룹 내 어떤 계열사보다 ‘동원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한 동원F&B가 강조하고 있는 브랜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동원F_B보유브랜드

브랜드운용과 관련하여 동원F&B가 부딪히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풀무원, 청정원(대상)처럼 강력한 통합브랜드가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 홈페이지에 나타난 브랜드 소개에서도 각 브랜드 간 상하관계보다 수평구조가 강조되는 느낌을 줍니다. 접시의 중앙에 위치시킬 수 있는 브랜드를 거론하기가 모호하다는 것이 동원F&B의 아쉬움입니다.

그 결과 다양한 카테고리 브랜드 모두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카테고리를 거느리고 있는 브랜드는 ‘동원’입니다.

식품통합 동원

그럼 현실적인 측면에서 대표브랜드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 브랜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식품 브랜드답지 않다는 것입니다. ‘동원’은 그룹사 사명으로 사용하기에는 적절한 언어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식품 통합브랜드로서는 어감이나 지향 이미지 등이 썩 바람직한 Name은 아닙니다. Name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Brand로 전이되지만, 처음부터 브랜드화가 부적절한 Name도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한자 2음절은 일반적인 한국인에게 있어서 브랜드라기보다는 사명으로 인지됩니다. ‘동원’ 역시 그 범주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Name입니다.

하나 더 이야기한다면, ‘동원’브랜드는 ‘풀무원’처럼 모든 산업에서 상표권을 보유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하기는 그러한 사례입니다.

동원 사례

다른 관점에서의 부담감도 ‘동원’브랜드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동원’은 ‘참치’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인지도가 높긴 하지만, 특정제품의 브랜드로 한정되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한 브랜드를 통합이미지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마케팅 비용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신규 네임을 대형 브랜드로 키우는 비용보다 더 많이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기억하는 것보다 알고 있는 사실을 바꾸는 것이 더 어렵다는 심리학적 학설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동원’브랜드는 삼중고(식품 부적합성 / 타 분야에서의 상표권 미확보 / 특정 이미지만 강조된 브랜드)를 겪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별도의 ‘BI’를 개발하는 것이었는지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브랜드로서의 기능 향상을 위하여 별도의 ’동원 BI’가 탄생하였습니다.

동원BI적용

사례에서 보듯이 CI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통합브랜드로서의 기능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동원’이 생겼습니다. 그러면 동원그룹은 ‘동원’의 이미지를 어떤 방향으로 운항하는 것이 바람직할까요? 사람들은 ‘동원’을 어떤 이미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동원과 청정원

주식회사 대상에서 ‘청정원’을 집중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던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장면입니다. 상대적 관점에서 본다면 식품브랜드로서의 ‘동원’보다 그룹사로서의 ‘동원’이미지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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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불가능한 사건으로 인하여 브랜드가 쌓아온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질 가능성은 항상 존재합니다. 그래서 기업마다 위기관리 매뉴얼을 가지고 있지요. 특정 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것은 가장 큰 분야입니다. ‘동원’의 식품 브랜드화로 인해 동원그룹의 이미지는 점점 축소될 수도 있습니다. 타 분야로의 사업 확장성이 그만큼 약화될 수 있다는 뜻이지요. 뿐만 아니라 소제품 하나의 잘못된 관리로 인해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타격이 가해질 수도 있습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를 할 수는 있습니다만, 동원F&B는 출범 초기 ‘동원’의 통합브랜드화를 포기하는 쪽으로 브랜드전략을 설정해야 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원’을 포기했기 때문에 ‘청정원’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미원’을 하나의 개별제품으로 한정시켜 버린 것이죠. 그 전에는 ‘미원그룹’이기도 했는데 … ‘백설’의 적용범위를 좁히는 과정에서 ‘프레시안’이 나온 것과 같습니다. 그룹 차원에서 본다면, ‘동원’의 제품화는 참치에 한정하는 것이 현명했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기 생각은 추정일 뿐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동원’의 BI로 인해 ‘동원그룹’은 2개의 태양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어떤 ‘동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장기적 관점에서는 이미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식품브랜드로서의 ‘동원’보다는 그룹사명으로서의 ‘동원’에 더 큰 변화가 가해질 가능성이 높지요. 그 때마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 식품브랜드로서의 ’동원‘ BI로 인해 나타난 부수적 결과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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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 속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의견일 뿐입니다.
* 본 칼럼 속 이미지 사진은 해당기업의 홈페이지 / 네이버 이미지사진 등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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